SSD가 등장하면서 PC용 스토리지는 느려터진 HDD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초기에 SSD는 가격이 너무 높아서 아무나 선뜻 사기 힘든 고가품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 문제는 서서히 해결되었고, 근래에는 보급형 PC에도 기본적으로 들어갈 정도로 보편화되었다.

SSD 기술 발전은 계속 진행 중이어서 최신 SSD는 오래 전 출시된 SSD를 압도하는 스토리지 성능을 보이는데, 현시점에는 PCI-Express 4.0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M.2 규격 NVMe SSD(이하 PCIe Gen 4 NVMe SSD)가 대표적이다.

현재 새로운 SSD를 구매하려고 생각 중인 소비자라면 PCIe Gen 4 NVMe SSD에 관심이 갈 텐데 과연 어떤 특징이 있는지 이번 기사에서 살펴보겠다.

PCIe Gen 4 인터페이스는 x1(1레인)에서 대역폭 1.969GB/s(초당 기가바이트)를 제공한다. PCIe Gen 4 NVMe SSD는 x4이므로 대역폭은 7.877GB/s인데 지금도 많이 사용하는 SATA3 인터페이스 대역폭보다 거의 13배나 높은 수준이다.

그 대역폭을 기반으로 PCIe Gen 4 NVMe SSD는 데이터 읽기 · 쓰기 속도가 적어도 4,000MB/s(초당 메가바이트)를 넘어가고, 일부 제품은 최대치가 7,000MB/s나 된다.

숫자만 보면 감을 잡기 힘들 수 있는데 SATA3 HDD와 비교하면 최소 20배, SATA3 SSD보다는 10배 이상 빠른 속도이다. 심지어 바로 이전 세대 인터페이스인 PCIe Gen 3를 적용한 NVMe SSD와 비교해도 1.5~2배 가량 빠르니 굉장한 성능이다.

고해상도 이미지나 영상을 전문적으로 편집하는 사람이라면 다루는 콘텐츠 파일 용량은 수백 기가바이트를 넘어가는 경우도 흔한데, PCIe Gen 4 NVMe SSD를 사용한다면 작업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서 능률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PCIe Gen 4 NVMe SSD는 게임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우선 비디오 게임 분야에서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5’(PlayStation 5)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시리즈 X｜S’(Xbox Series X｜S)에 기본 스토리지로 PCIe Gen 4 NVMe SSD가 장착되었다.

단순히 이전 세대 게임기의 HDD를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PCIe Gen 4 NVMe SSD의 성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새로운 파일 입출력 프로토콜 및 전용 하드웨어를 도입하여 게이머와 개발자들의 골칫거리인 로딩을 최소화시키고, 이를 통해 시스템 자원을 더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연말 출시할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우 11’(Windows 11)에 새로운 파일 입출력 프로토콜 ‘다이렉트스토리지’(DirectStorage)를 도입하여 PC 환경에서 NVMe SSD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즉 윈도우 11을 기점으로 PCIe Gen 4 NVMe SSD는 초고속 스토리지라는 위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고성능 CPU나 그래픽카드 만큼 최신 PC 게임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다.

약 15년 전 HDD보다 몇 배 빠른 SSD가 등장한 것만으로도 소비자들은 열광했고 PC 시장은 변혁을 맞이하였다. PCIe Gen 4 NVMe SSD는 기존 SSD보다 현격한 성능 차이를 제공하며 앞으로 다양한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지원을 통해 거대한 변화를 이룩할 것으로 전망한다.

향후 PCIe Gen 4 NVMe SSD는 PC를 비롯한 여러 IT 분야에서 그 중요도가 높아질 것이 분명하므로 현재 SSD 업그레이드를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그 점을 감안해서 알맞은 제품을 선택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