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속 백설 공주는 이름이 ‘백설’일 정도로 하얀 살결을 가졌고 최고의 미인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피부가 하얗다고 해서 아름다운 것은 아니었지만 백설 공주의 미모를 논할 때 눈처럼 하얀 살결을 빼놓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아무튼 흰색은 예나 지금이나 보편적으로 대다수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색상이어서 주변을 둘러보면 여러 곳에서 미모를 부각하거나 물건의 외형을 예쁘게 꾸미기 위해 흰색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C도 마찬가지여서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온갖 흰색 제품들을 찾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아쉽게도 예외는 있다. 바로 PC 내부에 장착하는 하드웨어들이다. PC 하드웨어 대다수는 케이스 안에 장착되면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보통이어서 제조사들이 굳이 열성적으로 흰색 제품을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한미마이크로닉스(이하 마이크로닉스)는 굴하지 않고 흰색 하드웨어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그 중에는 파워 서플라이도 포함되어 있다. 바로 ‘Classic II 80PLUS GOLD 230V EU 풀모듈러 화이트’(이하 클래식 II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 시리즈이다.

마이크로닉스는 2021년 9월에 우선 850W와 1050W 모델을 선보였는데 올해 1월에는 750W 모델을 새로 추가했다. 많은 이들이 선택하는 750W 출력 파워 서플라이에 눈처럼 하얀 색상이 조화되어서 눈길을 사로잡는데, 과연 어떤 특징이 있는지 이번 기사로 살펴보겠다.

 

하우징부터 케이블까지 새하얀 파워 서플라이

클래식 II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 750W는 제품을 보호하는 하우징을 비롯해 쿨링 팬, 하드웨어 전원 공급용 커넥터까지 흰색으로 이뤄져서 산뜻한 분위기를 풍긴다. 다만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제품명과 마이크로닉스 로고는 황금색이고 기본 정보표는 노란색 테두리가 있는 스티커로 구분되어 있다.

풀모듈러라는 이름에 걸맞게 하드웨어 전원 공급용 케이블은 사용자가 필요한 것만 연결해서 이용하는 방식이다. 케이블 역시 모두 흰색이어서 같은 색상 하드웨어와 잘 어울린다.

흰색 미들타워 케이스인 ‘마이크로닉스 GX1-PUNCH 강화유리’에 흰색이 포함된 메인보드와 일체형 CPU 수랭 쿨러, 그리고 클래식 II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 750W를 조립해보았는데 일체감 있는 디자인을 느낄 수 있었다.

 

PCI-E 보조전원 케이블은 두꺼운 16AWG 규격

케이블은 총 여섯 가지이다. 메인보드 전원 공급용 24핀(20+4핀) 케이블 1개, CPU용 보조전원 케이블(8+4+4핀) 2개, 그래픽카드용 PCI-E 보조전원 케이블(6+2핀) 3개, SSD · HDD용 SATA 전원 케이블 8개, 기타 주변 장치용 IDE(4핀) 케이블 4개, FDD용 전원 케이블 1개이다.

모든 케이블은 얇은 가닥 여러 개가 나란하게 배치된 플랫 형태여서 잘 엉키지 않고 접어서 케이블 타이로 정리하는 것도 쉬운 편이다.

그래픽카드용 PCI-E 보조전원 케이블은 16AWG 규격으로 만들어졌다. AWG는 ‘American Wire Gauge’(미국 전선 규격)를 뜻하며 숫자가 작을수록 케이블 지름이 두껍다. 전원 케이블은 지름이 두꺼울수록 전기가 이동하면서 생기는 저항이 감소하므로 발열과 전력 손실이 줄어들어서 파워 서플라이 효율 향상에 도움이 된다.

대다수 파워 서플라이는 PCI-E 보조전원 케이블도 18AWG 규격이므로 16AWG 규격인 클래식 II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 750W로 구성한 PC는 그래픽카드 작동 시 더 높은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다.

 

80PLUS 골드 등급 충족하는 효율

이 제품을 비롯한 클래식 II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 시리즈는 80PLUS 골드 인증을 통과했다. 80PLUS는 파워 서플라이 효율이 80% 이상인지 확인하는 인증이다. 효율은 전기 콘센트에서 파워 서플라이로 입력되는 전력이 PC 하드웨어용으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손실되는 양을 제외하고 실제로 얼마나 출력되는지 알려주는 비율이다. 효율이 높을수록 전력 낭비가 적은 우수한 파워 서플라이다.

80PLUS는 파워 서플라이 효율에 따라 ‘스탠다드’(Standard), ‘브론즈’(Bronze), ‘실버’(Silver), ‘골드’(Gold), ‘플래티넘’(Platinum), ‘티타늄’(Titanium) 등 여섯 가지 등급이 있다. 80PLUS 골드 등급 이상이면 전력 손실량이 10% 내외여서 고급형 파워 서플라이의 기본적인 조건을 충족한다.

▲ ‘클래식 II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 750W’ 80PLUS 테스트 결과 (사진: 80PLUS 홈페이지)
▲ ‘클래식 II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 750W’ 80PLUS 테스트 결과 (사진: 80PLUS 홈페이지)

80PLUS 홈페이지에 가보면 파워 서플라이의 80PLUS 등급과 출력 상태 별 효율을 확인할 수 있다. 80PLUS 골드 등급은 출력 20% 구간에서 효율 90%, 50% 구간에서 효율 92%, 100% 구간에서 89% 이상을 기록해야 통과할 수 있는데 클래식 II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 750W는 모든 출력 구간에서 기준을 충족했다.

80PLUS 골드 인증을 받은 클래식 II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 750W가 실제로도 높은 효율을 보이는지 알아보기 위해 소비전력을 측정해보았다. 소비전력 측정은 아무런 프로그램도 실행하지 않은 유휴 상태와 ‘Prime95’ 및 ‘3DMark 타임 스파이 익스트림’ 벤치마크를 동시에 실행해 CPU · 그래픽카드(GPU) 사용률을 높은 상태로 유지한 최대 부하 상태에서 했다.

비교 대상으로는 맨즈랩이 보유한 정격 출력 850W인 80PLUS 브론즈 파워 서플라이를 사용했다. 테스트 시스템 제원은 아래와 같다.

 

CPU: AMD 라이젠 9 5900X
CPU 쿨러: 리안리 갈라하드 AIO 360 ARGB
RAM: 게일 DDR4-3200 CL22 PRISTINE 8GB x2
메인보드: 에이수스 TUF Gaming B550M-PLUS (Wi-Fi)
그래픽카드: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70 파운더스 에디션
SSD: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10 M.2 NVMe 1TB

클래식 II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 750W의 소비전력은 유휴 상태에서 50W 내외를 유지했고 최대 부하 상태에서는 405W 내외로 측정되었다.

비교 대상인 80PLUS 브론즈 850W 파워 서플라이는 유휴 상태에서 50W 내외를 기록해 클래식 II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 750W와 차이가 없었지만 최대 부하 상태에서는 420W 내외로 측정되어서 15W 정도 소비전력이 높게 나왔다.

테스트 결과를 종합하면 효율이 더 높은 클래식 II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 750W가 시스템 자원을 많이 이용하는 상태에서 소비전력이 더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파워 서플라이 안정성 높이는 하이브리드-E 플랫폼

한편 클래식 II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 750W가 높은 효율을 제공할 수 있는 원동력은 마이크로닉스가 직접 개발한 파워 서플라이용 설계 구조인 ‘하이브리드-E 플랫폼’이다.

하이브리드-E의 첫 번째 특징은 동기 정류기(Synchronous Rectifier)를 사용해 파워 서플라이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동기 정류기는 한쪽으로만 전류가 흐르는 반도체 다이오드 대신 트랜지스터를 통해 파워 서플라이 효율을 향상시킨다.

두 번째 특징은 +12V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하여 CPU와 그래픽카드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2세대 GPU-VR 기술이다. 전압이 일정하게 유지되면 미세한 전압 변화에도 민감한 CPU와 그래픽카드 오버클럭을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그 외의 특징으로는 전력 손실을 줄이고 안정성을 높이는 DC to DC(직류-직류) 회로 설계, PC 전원이 꺼지면 파워 서플라이 내부 발열을 감지해 자동으로 쿨링 팬을 작동시켜서 식히는 애프터쿨링 기술, 파워 서플라이 내부 온도가 50°C 이하이면 쿨링 팬을 정지시켜서 소음을 최소화시키는 팬리스 모드가 있다.

파워 서플라이 기본 부품들도 품질을 신경 썼다. 1차 커패시터(콘덴서)는 105°C에서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일본산 커패시터이고 다른 커패시터와 정류 회로, 트랜스포머(교류 전압 변환기)에는 방열판(히트 싱크)이 부착되어서 파워 서플라이 작동 시 생기는 열을 외부로 빠르게 발산시킬 수 있다.

컨버터(전기 변환기)는 직류 전압을 입력 받아 전압이 다른 직류 전원으로 변환시키는 LLC 공진 컨버터이다. 제로 전압 스위칭(전기 신호 on · off)을 지원해 파워 서플라이 소비전력을 줄이고 효율 향상에 도움이 된다.

전원 케이블 입력부에는 EMI 필터가 있어서 전자파 노이즈를 걸러내고, 파워 서플라이에 부하가 없는 경우에는 매직 스위치 IC를 통해 입력 전압을 최소화시켜서 전력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OVP(과전압 보호회로), UVP(저전압 보호회로), OPP(과전력 보호회로), SCP(단락 보호회로), OCP(과전류 보호회로), OTP(과온도 보호회로) 등 6중 보호회로가 적용되어서 위기 상황이 발생해도 파워 서플라이와 PC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서지(surge, 전기 회로에 전류 · 전압이 갑자기 크게 늘어나는 충격성 높은 펄스)를 방지하는 SURGE 4K, 정전기 피해를 막는 ESD 15K 기술도 적용되었다.

 

팬리스 모드 지원하는 쿨링 팬

클래식 II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 750W의 쿨링 팬은 120mm 규격이다. 중심축에 FDB(Fluid Dynamic Bearing, 유체 베어링)가 내장되어서 일반적인 슬리브 베어링(Sleeve bearing)이나 볼 베어링(Ball bearing)보다 소음이 적고 내구성이 높다.

이 제품의 쿨링 팬은 팬리스(fanless) 모드를 지원한다. 파워 서플라이 내부 온도가 50°C 이하일 때 쿨링 팬을 정지시켜서 무소음 상태로 만든다. 팬리스 모드를 이용하고 싶다면 ‘팬리스 모드 ON/OFF 스위치’를 사용해야 한다. 전원 스위치 아래쪽에 보이는 파란색 스위치다.

스위치가 약간 돌출된 상태가 ON, 약간 들어간 상태가 OFF이다. PC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는 OFF 상태일 때 스위치가 파란색으로 빛나서 상태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테스트 시스템 전원을 켜서 클래식 II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 750W의 팬리스 모드 작동 상태를 살펴보았다. 가만히 있던 쿨링 팬이 스위치를 누르자 바로 회전하기 시작했고 다시 스위치를 누르면 팬리스 모드가 작동해 멈추었다.

파워 서플라이 내부 온도가 50°C 이상일 때는 제품 보호를 위해 팬리스 모드가 작동하지 않고 쿨링 팬이 계속 작동하여 발열을 해소한다.

 

더 많은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화이트 서플라이

클래식 II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 시리즈는 산뜻한 흰색과 고효율, 풀 모듈러 디자인 등 다양한 이점을 제공하는 파워 서플라이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한 제품이지만 기존 850W · 1050W 모델은 고성능 PC용이기 때문에 가격대가 높게 책정되어서 쉽게 다가가기는 힘들었다.

올해 1월 출시된 클래식 II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 750W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가 책정되었고, 대부분의 게이밍 PC에서 요구하는 출력을 충분하게 제공하므로 더 많은 이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

새하얀 PC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클래식 II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 750W를 손에 넣어 그 꿈을 이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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