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친구는 근본이 훌륭해”라는 건 상당히 좋은 칭찬이다. 근본은 ‘풀과 나무의 뿌리’, ‘사물의 본질이나 본바탕’이라는 뜻이 있다. 즉 인간의 본질. 사람이 갖춰야 할 덕목을 제대로 갖춰 인격이 완성된 사람이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반면 ‘근본 없는 녀석’은 본질이 그릇된 망나니, 혹은 출신이 불분명한 사람을 뜻한다.

이제 노트북으로 예를 들어 보자. 유명 제조사의 디자인을 당당하게 복사한 노트북이 있다고 해 보자. 이 노트북은 근본이 있을까? 없을까? 이 노트북은 근본이… 없다. 예쁜 디자인 덕분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는 있겠지만, 결국 본질은 남의 것을 베꼈다는 것이다. 근본 없는 노트북이란 그런 것이다.

그럼 레이저 노트북은 근본이 있을까 없을까? 있다. 오랫동안 이어온 아름다운 디자인. 아주 훌륭한 근본. 레이저는 2023년을 맞아 근본 충만한 노트북을 선보였다.

‘고품격 퍼포먼스와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휴대성이 돋보이는 노트북’이 레이저 블레이드 15다. 성능이야 이름값에 맞게 당연히 뛰어나지만, 레이저 블레이드 제품군 중에서는 휴대하기 쉽다. 엷은 두께로 유명한 레이저 블레이드 중에서도 눈에 띈다. 그런 레이저 블레이드 155가 2023년을 맞아 새 하드웨어로 돌아왔다. Razer Blade 15 Advanced. 13세대 코어 i7 프로세서,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 시리즈를 갖췄다.

이번에 소개할 게이밍 노트북은 Razer Blade 15 Advanced 13Gen R4070 QHD(이하 레이저 블레이드 15 어드밴스 13Gen R4070 QHD)이다. 코어 i7-13800H, 지포스 RTX 4070(TGP 110W), QHD 240Hz 디스플레이(G-Sync 지원, 100% DCI-P3)로 사양은 화려한데 두께 및 무게는 16.9mm에 2.01kg이다.

참고로 레이저 블레이드 16이 두께 21.99mm, 무게 2.45kg며 레이저 블레이드 18이 두께 21.99mm에 무게 3.2kg이다. 두께 및 무게를 생각하면 가지고 다니기에는 이하 레이저 블레이드 15 어드밴스 13Gen R4070 QHD가 가장 낫다.

디스플레이는 15형 중에서는 게임에 최적화된 제품군이다. 4K UHD만큼 요구사양이 높지는 않지만, FHD보다는 더 선명한 QHD 해상도(2560x1440)다. 거기에 주사율 240Hz에 응답속도는 2.5ms 이하다. FPS 게임을 즐길 때 적당히 옵션을 조절하면 240Hz에 맞출 수 있다. 색영역도 DCI-P3 100%라 작업용으로도 완벽에 가깝다. 출고 시 공장에서 개별로 캘리브레이션을 한 뒤 출고돼 색 신뢰성도 높다.

시스템 사양은? 레이저 블레이드 15 어드밴스 13Gen R4070 QHD는 코어 i7-13800H(14코어 20스레드, P코어 6, E코어 8, 24MB 캐시, 최대 5.2GHz), 지포스 RTX 4070 GDDR6 8GB VRAM(최대 그래픽 파워 110W, 부스트 클럭 2175MHz), DDR5 16GB 5200MHz, M.2 2280 1TB SSD를 지원한다. 쿨링 솔루션은 베이퍼 챔버 방식이 적용됐다.

레이저 블레이드 15 어드밴스 13Gen R4070 QHD는 기존 레이저 블레이드 15 Advenced 12Gen의 근본 디자인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T6 CNC 알루미늄 유니바디로 마감 처리가 완벽하며 만지면 차갑다. 모서리는 각지지 않고 부드럽다. 상판은 지문이 묻더라도 잘 닦인다.

연결 포트는 썬더볼트4 x1(USB Type-C) Supports PD 3.0 / 20V & 100W 이상, USB Type-A 3.2 Gen2 x3, HDMI 2.1, UHS-II SD카드 리더다. PD 충전 기능 덕분에 휴대하면서 비즈니스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키보드는 텐키리스다. 무리해서 풀배열로 구성하지 않았기에 키캡 크기도 크고 여유롭다. 방향키도 상하 버튼을 제외한 좌우 버튼은 정상 사이즈고 우측 시프트는 정상적인 길이다. 타이핑 시 오타가 날 일이 적다. 게임 시 따로 키보드를 연결하지 않아도 될 배열이다. 키감도 레이저 제품군답게 반발력이 적당하다. 격투 게임으로 커맨드도 불편함 없이 넣을 수 있었다.

또한, 게이밍 기어의 근본 레이저 제품군답게 특정 게임에서 전용 RGB 효과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오버워치2 캐릭터 선택창에서 캐릭터 변경 시 캐릭터 이미지에 맞춰 색상이 변한다. 또한 인게임 내에서는 RGB 배열이 캐릭터 기술에 맞춰 표기된다. 이외에도 터치패드는 정중앙 위치며 크기가 적당히 크다. 덕분에 팜레스트도 정상 사이즈고, 손목이나 손이 터치패드로 많이 들어가지 않아 편했다.

쿨링 솔루션은 베이퍼 챔버 기술이 적용됐다. CPU와 GPU가 덮여 있다. 또한, 0.05mm 블레이드 팬으로 조용하고 신속하게 열을 내보낸다. 두께도 얇고 무게도 가벼운 편이지만, 베이퍼 챔버 기술 덕분에 게임 시에는 프레임을 높게 유지할 수 있다.

배터리는 80WHr다. 230W 전원 어댑터가 함께 제공된다. 배터리를 절약 모드로 바꾼 뒤 76%에서 남은 시간을 측정해 보니 대략 2시간 58분으로 확인됐다.

오디오는 2개의 스피커 및 THX Spatial Audio(7.1 서라운드 사운드 지원)이 특징이다. 음악 감상 시 음이 제법 명확히 구분되는 편이다. 볼륨을 올려도 음이 찢어지지 않았다.

무선랜은 무선 Wi-Fi 6E AX211이다. 6GHz 대역을 지원하며, 해당 대역으로 연결하면 빠른 속도와 낮은 지연시간을 기대할 수 있다.

레이저 블레이드 15 어드밴스 13Gen R4070 QHD는 코어 i7-13800H, 지포스 RTX 4070 GDDR6 8GB VRAM, DDR5 16GB 5200MHz 구성이다. 테스트 시 성능을 최대 모드로 변경하고 내장 그래픽을 비활성화했다.

블렌더 벤치마크 구동 시 CPU에 풀로드가 걸린다. 이 때 CPU는 최대 103도를 기록하고 101도를 유지한다. 클래스룸 테스트가 끝나기 직전 올코어 클럭은 P코어 3.8GHz, E코어 3.2GHz로 확인된다.

이어 게임 구동 시 노트북 클럭과 온도를 측정했다. 노트북 온도는 키보드 상단부가 55.6도, 후면부가 56.7도로 확인된다. 불쾌할 정도로 뜨겁진 않았다. 소음은 평균 49dB로 확인됐다.

레이저 블레이드 시리즈를 리뷰할 때마다 크기에 따라 특성이 상당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레이저 블레이드 18은 흡사 데스크톱을 다루는 느낌이었고, 레이저 블레이드 16은 플래그십 게이밍 노트북답게 단점을 찾기 어려웠다. 육각형 그래프로 치자면 어느 면이나 꽉 차 있는 만능형과 같은 느낌이다.

이번 레이저 블레이드 15 어드밴스 13Gen R4070 QHD는 휴대성에 특화된 제품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두께 16.9mm, 무게 2.01kg에 코어 i7-13800H에 RTX 4070(TGP 110W)를 제대로 구현해냈다. RTX 4070이 탑재된 가벼운 노트북들이 있긴 한데, 대부분 TGP가 낮다. 그런 노트북은 게이밍 노트북이라기보다는 게임이 잘 되는 노트북에 가깝다.

그럼 레이저 블레이드 15 어드밴스 13Gen R4070 QHD는? 근본은 게이밍 노트북이다. 그런데 ‘게임이 잘 되는 노트북’처럼 들고 다니면서 쓸 수 있다. 비즈니스 노트북처럼. 무게 2kg 극초반에 레이저 블레이드 15 어드밴스 13Gen R4070 QHD보다 성능이 뛰어난 게이밍 노트북이 있을까?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