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리, 이번에 업그레이드할 설계 2팀의 8번 워크스테이션 구성해서 보고해.”

PC 관련 지식이 해박해서 평소 회사 내 PC 문제를 전담하고 있는 모 건축 설계 회사 전산실 박 대리. 하지만 '특정 전문 작업을 위해 최적화된 요소로 구성된 고성능 컴퓨터'인 워크스테이션은 다뤄본 적도 조립해본 적도 없다.

박 대리는 난감한 기분을 느끼면서 일단 인터넷으로 하나하나 검색을 해보는데 작은 회사에서 쓰는 워크스테이션은 기본적으로 PC와 하드웨어 구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반 PC와 비교하면 연산 성능과 대규모 데이터 처리 능력이 월등하다는 차이점이 있는데 관련 업무에 최적화된 CPU와 메인보드, 스토리지만 알맞은 것으로 선택하면 해결된다.

▲ PC와 하드웨어 구성이 유사한 워크스테이션 (사진=Dell)
▲ PC와 하드웨어 구성이 유사한 워크스테이션 (사진=Dell)

그렇다면 설계 2팀의 8번 워크스테이션을 조립하기 위해서는 어떤 하드웨어를 골라야 하는 것일까? 이제부터 차근차근 살펴보기로 하겠다.

 

CPU: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PRO 5955WX

▲ 워크스테이션용 프로세서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PRO 시리즈 (사진=AMD)
▲ 워크스테이션용 프로세서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PRO 시리즈 (사진=AMD)

건축 설계는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렌더링 작업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소프트웨어마다 차이는 있지만 렌더링 작업은 대체로 높은 연산 성능을 요구하므로 성능이 높은 프로세서를 사용할수록 업무 효율이 높아진다.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Ryzen Threadripper) PRO 5955WX’는 워크스테이션용으로 설계된 고성능 프로세서이다. 렌더링, 딥러닝, 시뮬레이션 등 높은 연산 성능을 요구하는 경우에 적합한 성능을 낼 수 있다.

7nm 공정으로 제조되었고 16코어 32스레드, 최대 부스트 클럭 4.5GHz로 작동한다. 내장된 메모리 컨트롤러는 메모리를 2TB 용량까지 인식하고 활용 가능하며, PCI-Express 4.0 레인(lane)이 128개 제공되어 그래픽카드 및 스토리지를 여러 개 운용하는 것도 거뜬하다.

또한 기업 데이터가 유출되지 않도록 메모리 전체 암호화로 저장 또는 전송되는 데이터를 보호하는 AMD 메모리 가드 기술과 전용 하드웨어로 데이터 및 프로그램 무결성을 보장하는 AMD 시큐리티 프로세서도 이용할 수 있다.

참고로 기본 제공되는 쿨러가 없으므로 AMD sWRX8 소켓용 쿨러를 따로 구매해야 한다.

 

메인보드: ASUS PRO WS WRX80E-SAGE SE WIFI

▲ ASUS PRO WS WRX80E-SAGE SE WIFI (사진=ASUS)
▲ ASUS PRO WS WRX80E-SAGE SE WIFI (사진=ASUS)

‘ASUS PRO WS WRX80E-SAGE SE WIFI’는 AMD sWRX8 소켓용 라이젠 스레드리퍼 PRO 프로세서를 사용할 수 있는 메인보드이다. E-ATX 규격이며 PC용 메인보드보다 다양한 하드웨어를 연결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가 여러 가지 제공된다.

건축물 렌더링 작업 시에는 프로세서 연산 성능 못지 않게 메모리 용량도 중요한데 이 제품은 메모리 슬롯 8개로 최대 용량 2TB까지 확장할 수 있어서 문제없다. 클럭은 DDR4-3200MHz까지 공식 지원하며, ECC(Error correction code, 오류 정정 코드) 메모리도 호환되므로 높은 데이터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PCI-Express 4.0 x16 슬롯이 7개 제공되는데 그래픽카드를 여러 개 장착해서 GPU 성능을 극대화시켜 모델링, 시뮬레이션, 렌더링 등 다양한 전문 작업 시 효율을 향상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CPU 전원부와 메인보드 칩셋 등 발열이 심한 부분에는 방열판(히트싱크)이 기본적으로 부착되었는데, 특히 칩셋 방열판 내부에는 쿨링팬도 있어서 발열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다.

 

메모리: 삼성전자 DDR4-3200 ECC/REG

▲ 삼성전자 DDR4-3200 ECC/REG (사진=eBay)
▲ 삼성전자 DDR4-3200 ECC/REG (사진=eBay)

메모리로는 ‘삼성전자 DDR4-3200 ECC/REG’가 어울린다. 메모리 분야에서 이름난 삼성전자의 ECC 메모리이므로 품질과 안전성을 신뢰할 수 있다. 용량은 16GB부터 128GB까지 있으므로 워크스테이션의 용도와 주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의 요구 사항에 맞춰서 적정한 용량으로 맞추면 된다.

 

그래픽카드: AMD 라데온 PRO W7500 D6 8GB

▲ AMD 라데온 PRO W7500 D6 8GB (사진=AMD)
▲ AMD 라데온 PRO W7500 D6 8GB (사진=AMD)

‘AMD 라데온 PRO W7500 D6 8GB’는 워크스테이션용 그래픽카드이다. 건축, 엔지니어링, 3D 영상 제작 등 다양한 전문 산업용 소프트웨어를 실행할 때 충분한 그래픽 성능을 제공한다.

AMD RDNA 3 아키텍처가 적용되어서 이전 세대 아키텍처보다 전용 AI(인공지능)과 데이터 처리율이 2배 이상 높아졌고, 8GB GDDR6 메모리가 장착되어서 레이 트레이싱 렌더링도 가능하다. 또한 전문가용 주요 소프트웨어 인증이 이뤄지고 최적화된 드라이버가 제공되어서 성능과 안정성도 보장된다.

 

SSD: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525 M.2 NVMe

▲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525 M.2 NVMe
▲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525 M.2 NVMe

일주일 넘게 워크스테이션으로 작업하던 중요한 설계 도면의 데이터를 저장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스토리지 오류가 일어난다고 생각해 보자. 틈틈이 데이터 저장을 하지 않았다면 큰 낭패를 보고 말 것이다.

워크스테이션은 성능 못지 않게 시스템 안전성도 중요하다. 그래서 운영 체제와 주요 소프트웨어가 설치되고 구동되는 기본 스토리지는 내구성이 우수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은데 ‘씨게이트(Seagate) 아이언울프 525 M.2 NVMe’가 안성맞춤이다.

아이언울프 525 M.2 NVMe는 본래 NAS 환경에서 사용하도록 설계된 M.2 NVMe SSD이다. 일반 PC보다 온도가 높고 진동이 심한 NAS 내부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고, SSD 수명을 알려주는 지표인 TBW(TeraBytes Written, 쓰기 가능한 테라바이트)는 PC용 제품들보다 2~3배 가량 더 높다.

기본 스토리지 성능은 2TB 모델 기준으로 순차 읽기 속도 최대 5,000MB/s, 순차 쓰기 속도 최대 4,400MB/s로 무난한 수준이다.

 

하드 드라이브: 씨게이트 Exos X22 7200/512M

▲ 씨게이트 Exos X22 7200/512M
▲ 씨게이트 Exos X22 7200/512M

건축 설계 회사는 매일매일 저장해야 하는 중요한 데이터가 생겨난다. 설계 도면 같은 것은 그다지 용량이 크지 않아서 쉽게 백업할 수 있지만 건축물 렌더링 데이터처럼 상대적으로 용량이 큰 파일은 몇 달만 지나도 스토리지 용량을 꽉 채울 수 있어서 부담스럽다.

그런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대용량 하드 드라이브가 필요하다. ‘씨게이트(Seagate) Exos X22 7200/512M’는 저장 용량이 무려 22TB나 되므로 웬만한 기업의 부서라면 이거 하나만 있어도 든든하며, 2개 이상을 사용하면 RAID 구성으로 데이터를 더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또한 제품 내부에는 헬륨이 들어있는데 공기와 비교해서 밀도가 7분의 1에 불과하여 하드 드라이브 작동 시 플래터가 고속 회전해도 발열과 진동이 심하지 않아 내구성 증진에 도움된다.

향후 보안을 위해 하드 드라이브를 파기할 때는 자체 암호화 기술인 ‘씨게이트 시큐어’(Seagate Secure)를 통해 암호화 키를 삭제하는 방법으로 내부에 있는 모든 데이터를 1초만에 이용불가 상태로 만들 수 있어서 편리하다.

 

PSU: ASTRO II GD 1650W 80PLUS GOLD 풀모듈러 ATX 3.0 (PCIE5)

▲ ASTRO II GD 1650W 80PLUS GOLD 풀모듈러 ATX 3.0 (PCIE5) (사진=마이크로닉스)
▲ ASTRO II GD 1650W 80PLUS GOLD 풀모듈러 ATX 3.0 (PCIE5) (사진=마이크로닉스)

워크스테이션은 일반적으로 PC보다 고성능이고 장착되는 하드웨어 개수도 많기 때문에 파워 서플라이는 정격 출력 1,000W 이상인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마이크로닉스 ASTRO II GD 1650W 80PLUS GOLD 풀모듈러 ATX 3.0 (PCIE5)’는 정격 출력 1,650W를 제공하므로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용 프로세서와 다수의 그래픽카드, 하드 드라이브의 소비 전력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또한 80PLUS GOLD 인증을 받은 제품이어서 효율도 수준급이고 과전압 · 과부하 · 저전압 · 과열 · 과전류 · 단락 · 공회전 · 서지&인러시 등 여덟 가지 보호 설계가 적용되어서 다양한 상황에서 파워 서플라이 고장을 예방한다.

 

케이스: Fractal Design Meshify 2 XL Black Light 강화유리

▲ 프렉탈 디자인 Meshify 2 XL Black Light 강화유리 (사진=서린씨앤아이)
▲ 프렉탈 디자인 Meshify 2 XL Black Light 강화유리 (사진=서린씨앤아이)

케이스는 빅타워 케이스를 선택하는 것이 적합하다. 워크스테이션용 메인보드와 파워 서플라이 제품들 중 다수가 빅타워 케이스에 적합한 크기이기 때문이다.

‘프렉탈 디자인(Fractal Design) Meshify 2 XL Black Light 강화유리’는 크기 600 x 240 x 566mm(길이 x 너비 x 높이)인 빅타워 케이스여서 내부 공간이 넉넉하다. E-ATX 규격 메인보드와 길이 250mm 이하인 파워 서플라이, 길이 549mm 이하인 그래픽카드를 장착할 수 있어서 호환성이 우수하다.

측면 패널은 버튼으로 개폐하는 구조이므로 조립 편의성이 좋고 부피가 큰 고급형 CPU 공랭 · 수랭 쿨러도 대부분 크기 걱정 없이 장착 가능하다.

▲ 멀티 브래킷 이용 시 하드 드라이브를 최대 18개 장착 가능 (사진=프렉탈 디자인)
▲ 멀티 브래킷 이용 시 하드 드라이브를 최대 18개 장착 가능 (사진=프렉탈 디자인)

또한 이 제품은 별매품인 멀티 브래킷을 이용하면 하드 드라이브를 최대 18개까지 장착할 수 있다. 따라서 대용량 데이터를 관리하는 용도로도 적합하다.

 

기본은 PC와 비슷한 워크스테이션

▲ 조립 방법은 PC와 크게 다르지 않은 워크스테이션 (사진=프렉탈디자인)
▲ 조립 방법은 PC와 크게 다르지 않은 워크스테이션 (사진=프렉탈디자인)

전문 분야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업무를 보는 기업에 있어서 워크스테이션은 필수불가결 요소이다. 과거에는 전용 하드웨어를 이용해서 조립하거나 전문 기업이 제작한 제품을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이제는 구조상 PC와 큰 차이가 없고 혼용 가능한 하드웨어도 많아져서 일반인도 접근하는 것이 쉬워졌다.

각 하드웨어의 호환성을 확인하고 기업의 사용처에 알맞은 성능을 낼 수 있는지 여부만 판단할 수 있으면 경제적으로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을 마련할 수 있으므로 PC에 익숙한 사람이 있는 기업이라면 한번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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