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나 동영상 편집자,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 전문가들은 언제나 고민이 많다. 매일 같이 수십 · 수백 기가바이트에 달하는 대용량 콘텐츠 파일을 직접 만들거나 편집하는 과정에서 보관해야 하는 데이터 양이 장난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라면 작업용 파일을 백업하는 전용 스토리지를 보유하는 것이 기본이며, 비용이 더 들더라도 속도와 안전성 · 편의성 면에서 유리한 고급형 스토리지를 선호하는 편이다.

스토리지 제조사들 역시 그 점을 고려하여 전문가들을 위한 고급형 스토리지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주요 스토리지 제조사인 씨게이트(Seagate)는 아예 고급형 스토리지 브랜드 ‘라씨’(LaCie)를 통해 특별한 스토리지를 꾸준하게 출시하고 있다.

참고로 라씨는 2012년에 씨게이트가 인수한 스토리지 기업이다. 1987년부터 디자인과 성능 · 안전성을 고려한 스토리지 제품을 다양하게 출시하여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씨게이트의 일반적인 스토리지 제품보다는 인지도가 낮은 편인데 이번 기사를 통해 라씨 브랜드 스토리지 주요 라인업의 특징을 살펴보겠다.

다큐멘터리 제작자처럼 야외에서 고화질 콘텐츠 촬영을 자주 하는 경우 작고 용량이 넉넉한 외장 HDD는 필수품이다. 하지만 HDD는 구조상 충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밖에서 외장 HDD를 사용하다 보면 언제든지 불의의 사고가 생길 수 있어서 불안하다.

‘라씨 러기드’(LaCie Rugged) 외장 HDD는 그런 문제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탄생하였다. 마치 스마트폰 케이스처럼 본체 테두리 4면을 두터운 주황색 고무 커버가 둘러싼 형태이며, 그로 인해 실수로 제품을 떨어뜨리더라도 최대 1.2미터 높이까지는 심각한 파손을 피할 수 있다.

라씨 러기드 외장 HDD는 수분에도 강하다. 고무 커버로 인터페이스 커넥터까지 가린 상태라면 모델에 따라 생활방수(IP54 등급) 기능도 제공되므로 갑자기 비가 내리거나 음료수를 흘리는 상황에서도 HDD 본체는 안전이 보장된다.

또한 온도 보호 설계가 적용되어서 제품 작동 중이 아니라면 영하 40°C부터 영상 70°C 사이에서도 HDD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다. 따라서 극지방이나 사막처럼 혹독한 환경에서 일하는 경우에도 어울린다.

일반 외장 HDD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확장성과 편의성도 신경 썼다. 내부에 2.5인치 HDD를 2개 장착해서 RAID 설정을 하거나 SD카드를 직접 연결해 파일을 전송할 수 있는 제품도 있으므로 PC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

작업 현장에서 시간을 절약하려는 전문가라면 데이터 전송 속도 역시 중요한데 그런 경우에는 라씨 러기드 외장 SSD가 도움 된다.

‘씨게이트 파이어쿠다(FireCuda) NVMe SSD’가 장착되고 썬더볼트 3(Thunderbolt 3) 인터페이스가 적용된 모델인 ‘라씨 러기드 프로 썬더볼트 3 SSD’(LaCie Rugged Pro Thunderbolt 3 SSD)는 데이터 전송 속도를 최대 2,800MB/s(초당 메가바이트)까지 제공한다. PC용 SSD에 버금가는 성능이다.

SATA3 SSD와 USB 3.1 Gen 2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모델도 있는데 각각 용량과 속도 · 기기 호환성 면에서 일장일단이 있다.

한편 라씨 러기드 외장 SSD는 고무 커버가 모든 면에 부착된다. 즉 6면 부착이며 이로써 외장 HDD 제품들보다 더 높은 내구성과 방수 기능을 제공한다. 최대 3미터 높이에서 떨어져도 SSD 본체를 지켜주고, 수심 1미터에서 최대 30분까지 방수(IP67 등급) 가능하므로 한층 더 안심할 수 있다.

보통 외장 스토리지라고 하면 라씨 러기드 시리즈처럼 휴대하면서 사용하는 제품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휴대성 대신 PC용 스토리지 만큼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는 거치형 외장 스토리지가 있기 때문이다.

라씨 제품 중에는 ‘1big 독’(1big Dock)과 ‘d2’ 시리즈가 있다. 내부에 안전성과 내구성이 높은 NAS용 3.5인치 HDD인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프로’(IronWolf Pro)가 장착된다. 모델에 따라 최대 용량 18TB를 제공하고 데이터 읽기 · 쓰기 속도는 최대 280MB/s 및 240MB/s여서 2.5인치 외장 HDD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빠르다.

또한 몇몇 모델은 인터페이스 허브 기능도 제공한다. 썬더볼트 3, DP(디스플레이포트) 1.4, USB 3.0, SD카드 · CF카드 슬롯 등 다양한 커넥터를 제공하므로 노트북용 도킹 스테이션처럼 인터페이스를 확장시켜서 활용도를 높여준다.

HDD 대신 파이어쿠다 NVMe SSD를 장착한 ‘1big 독 SSD 프로 썬더볼트 3’(1big Dock SSD Pro Thunderbolt 3)도 있다. 최대 저장 용량은 4TB여서 상대적으로 적지만 데이터 읽기 · 쓰기 속도를 최대 2,800 MB/s 및 2,100MB/s 제공해서 HDD 모델보다 10배 가량 빠르게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다.

4K 해상도 이상인 고화질 콘텐츠를 주로 다루는 전문가라면 1big 독과 d2의 18TB 용량에도 한계를 느끼기 쉬운데 그런 이들을 위하여 라씨는 6big · 12big을 준비하였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6big에는 HDD를 6개, 12big에는 12개 장착할 수 있다. 저장 용량은 사용하는 HDD에 따라 6big이 최대 108TB, 12big은 최대 168TB이며 HDD가 최소 4개 이상 필요한 RAID 6 구성도 가능하다.

용량과 RAID는 NAS 제품으로도 사용 가능하지만 라씨 6big · 12big은 썬더볼트 3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여 PC와 연결한다. 따라서 LAN을 이용하는 NAS보다 훨씬 더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RAID 5 구성 기준으로 12big은 읽기 · 쓰기 속도를 최대 2400MB/s 및 1200MB/s까지 낼 수 있는데, 이 정도면 PC용 NVMe SSD에 근접하는 속도여서 대용량과 빠른 전송 속도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다.

한편 HDD가 여러 개 장착된 라씨 6big · 12big은 일반 외장 스토리지보다 발열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그 점을 해소하기 위해서 두 제품은 쿨링도 고려한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본체는 열 발산이 용이한 알루미늄 재질이고 후면는 넓은 면적으로 통풍구가 있다. 그리고 쿨링 팬은 라씨 6big에 2개, 라씨 12big에 4개 장착되어서 데스크톱 PC 케이스 못지 않게 원활한 발열 해소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라씨 외장 스토리지 주요 제품의 특징을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일반 외장 스토리지보다 튼튼하고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서 수시로 대용량 파일을 이용하는 전문가에게 딱 알맞은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고급형 외장 스토리지를 표방하는 만큼 가격은 만만치 않은 수준이지만 자신의 인생을 걸고 만든 데이터를 소중하게 관리하려는 사람 입장에서는 라씨 외장 스토리지 같은 제품에 충분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파일 하나가 한 명의 운명을 좌우하기도 하므로 조금이라도 더 안전하게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