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할 때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특히 실시간으로 진행하는 게임인 경우 순식간에 적의 공격을 받고 패배할 수 있기 때문에 승부에 민감한 게이머라면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고 화면에 몰두하게 된다.

다만 그렇게 화면에 시선을 집중하는 경우 평소에 잘 느껴지지 않았던 화면 끊김 현상이나 잔상이 눈에 확 들어올 수 있다. 게임 화면에서 캐릭터가 고속으로 움직이거나 시점을 빠르게 돌리는 경우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일이다.

게임에 최대한 집중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골칫덩이가 아닐 수 없는데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응답 속도가 빠르고 화면주사율이 높은 게이밍 모니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다만 게이밍 모니터도 워낙 다양한 제품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쉽게 선택하기는 힘들다. 이 제품을 보면 저 제품이 좋게 보이고, 저 제품을 살펴보면 또 다른 제품에 눈길이 간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참 고민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 그런 상황 속에서 벤큐(BenQ)는 특별한 게이밍 모니터인 ‘MOBIUZ EX270QM’(이하 모비우스 EX270QM)을 선보였다.

 

HDRi로 HDR 콘텐츠도 선명하게

▲ HDR 콘텐츠 화질을 향상시키는 벤큐 HDRi 기술 (사진: 벤큐)
▲ HDR 콘텐츠 화질을 향상시키는 벤큐 HDRi 기술 (사진: 벤큐)

최신 게임들은 대부분 HDR(High Dynamic Range) 기술이 적용된다. HDR은 화면에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밝기를 각각 조절하여 육안으로 보는 것과 최대한 가깝게 만들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모비우스 EX270QM 역시 HDR 기술이 적용되었는데 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벤큐의 ‘HDRi’ 기술도 활용할 수 있다. HDRi는 화면 속 그레이스케일(greyscale, 회색 톤)을 조절해서 명암과 이미지 선명도를 개선하고 벤큐 컬러 엔진으로 색조와 채도를 향상시킨다.

HDRi 기술을 활용하려면 모니터 전면 오른쪽 하단에 있는 HDRi 버튼을 사용해야 한다. 버튼을 누르면 화면에 선택 가능한 네 가지 항목이 보이는데 이 중 ‘게임 HDRi’와 ‘시네마 HDRi’가 HDRi 모드이다. ‘Display HDR’은 HDRi가 적용되지 않은 기본적인 HDR 모드이다.

참고로 PC 환경에서 HDR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HDR 활성화가 필요하다. 윈도우 10 기준으로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HDR 사용’ 항목을 켜면 HDR이 활성화된다. HDR 사용 옵션이 보이지 않는 경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가 HDR을 지원하지 않는 것이므로 조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HDR을 활성화시킨 경우 모비우스 EX270QM은 자동으로 Display HDR 모드가 된다.

화면에 HDR 사진을 띄워 놓고 HDRi 모드 두 가지와 기본 HDR 모드를 비교해보았다. 게임 HDRi는 화면이 전반적으로 어둡게 느껴지고 시네마 HDRi는 밝은 부분이 한결 더 밝게 보인다. Display HDR은 두 가지 HDRi보다 화면이 훨씬 밝게 보이며 색감도 다소 변화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HDRi 모드에서 기존 HDR 모드보다 밝기와 색감이 다른 이유는 ‘라이트 튜너’(Light Tuner) 때문이다. 라이트 튜너는 벤큐 모니터에서 밝기 · 대비 · 채도를 조절하는 OSD 기능이다. 게임이나 영화를 즐기는 경우 종종 지나치게 밝은 장면이 나올 때가 있는데 HDRi는 라이트 튜너를 마이너스 단계로 적용해 적절한 수준으로 조정해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기본 HDR 모드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공포 게임처럼 전반적으로 어두운 장면이 많은 콘텐츠를 즐길 때는 Display HDR로 설정해야 더 편안하게 느껴질 수 있다. 상황에 따라 HDR과 HDRi 중 적합한 것이 달라지므로 사용자가 직접 체험해보고 더 나은 쪽을 고르면 된다.

한편 HDRi를 비롯해 모니터 OSD 메뉴를 편리하게 사용하고 싶다면 기본 제공되는 리모컨을 이용하면 된다. HDRi 버튼 외에도 여러 가지 버튼이 있는데 이를 통해 모비우스 EX270QM의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열 가지 컬러 모드 제공

HDR이 대중화되기는 했지만 모든 콘텐츠와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가 HDR 규격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점을 감안하여 벤큐는 모비우스 EX270QM에 다양한 사용 환경 및 콘텐츠를 고려하여 화질을 최적화시킨 컬러 모드 열 가지를 적용하였다.

컬러 모드는 게임 HDRi와 시네마 HDRi, Display HDR을 비롯해 ‘FPS’, ‘RPG’, ‘레이싱 게임’, ‘sRGB’, ‘M-book’, ‘전자종이’, ‘사용자 지정’ 등 열 가지가 있다.

참고로 윈도우 PC에서 HDR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로 컬러 모드에서 선택 가능한 게임 HDRi, 시네마 HDRi, Display HDR은 앞서 살펴본 것과 이름만 같고 실제로는 차이가 난다.

HDR을 지원 못하는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사용자를 위한 일종의 가상 HDR이므로 밝기와 색감이 크게 다르다.

모니터 화면에 사진을 띄우고 각 컬러 모드를 적용해보았다. 모드를 바꿀 때마다 화면 색감과 밝기, 채도 등 주요 설정값이 바뀌어서 화질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진다.

RPG 모드와 sRGB 모드에서 화질이 무난하고 자연스럽게 보이는데 물론 콘텐츠 종류가 다르다면 결과는 바뀔 수 있다. 컬러 모드마다 최적의 화질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따로 있으므로 사용자가 직접 체험해보고 활용하는 것이 좋다.

 

라이트 튜너와 블랙 이퀄라이즈

한편 게임을 하다 보면 화면이 너무 밝아지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어두워지는 경우가 생긴다. 밝을 때는 눈이 부셔서 화면에 집중하지 못하고, 어두울 때는 눈을 부릅떠도 화면이 도통 보이지 않으니 어느 쪽이든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어렵게 된다.

그런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도록 모비우스 EX270QM에는 밝기 · 대비 · 채도를 조절하는 ‘라이트 튜너’와 밝은 부분을 과도하게 노출하지 않으면서 어두운 부분을 밝게 만드는 ‘블랙 이퀄라이즈(이퀄라이저)’ 기능이 OSD 메뉴에 제공된다.

라이트 튜너는 -10부터 +10 사이에서 단계를 조절할 수 있다. 게임 ‘언차티드: 레거시 오브 시브즈 컬렉션’을 실행해서 라이트 튜너를 적용해보았다.

기본 상태인 0 단계와 비교했을 때 마이너스 수치로 설정하면 전반적인 화면 밝기가 어두워지고 색상은 짙어진다. 그리고 플러스 수치로 설정한 경우에는 화면이 밝아지고 색상은 옅어진다.

게임을 하는 도중 화면이 너무 밝아지면 라이트 튜너를 마이너스 수치로 적용하고, 반대로 너무 어두워지면 플러스 수치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이용하면 좋다.

다시 ‘언차티드: 레거시 오브 시브즈 컬렉션’을 실행해서 어두운 장소로 이동해 블랙 이퀄라이즈를 적용해보았다. 0부터 10 사이에서 단계를 조절할 수 있다.

블랙 이퀄라이즈 0 단계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두 캐릭터의 형상이 6 단계 이상부터는 뚜렷하게 보인다. 단순히 밝기만 조절한 경우에는 조명이 있는 부분도 똑같이 밝아지기 때문에 색상 왜곡이 생기는데 블랙 이퀄라이즈를 이용하면 그런 문제가 크게 줄어든다.

다만 밝은 부분에서는 블랙 이퀄라이즈를 높은 단계로 적용하면 색감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상황에 맞춰서 단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게임 환경에서 유용한 화면주사율 240Hz

모비우스 EX270QM에는 27인치(약 69cm) IPS 패널이 장착되었다. 최대 해상도는 2560x1440(QHD)이고 응답 속도는 MPRT와 GtG 기준으로 1ms이다. MPRT는 움직이는 영상에서 잔상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시간을 측정한 것이고, GtG는 모니터 픽셀이 회색 10% 음영에서 회색 90% 음영으로 바뀌는 시간을 측정한 것을 의미한다.

화면주사율은 최대 240Hz(헤르츠)까지 제공한다. 윈도우 PC 바탕 화면에서 ‘디스플레이 설정-고급 디스플레이 설정’으로 이동해 ‘새로 고침 빈도’를 클릭하면 화면주사율 확인 및 변경이 가능하다.

응답 속도가 빠를수록, 그리고 화면주사율이 높을수록 게임 화면에서 캐릭터의 빠른 움직임과 화면 전환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잔상을 최소화시킬 수 있어서 우수한 게이밍 모니터로 취급한다. 보통 응답 속도 2ms 이하, 화면주사율은 144Hz 이상이면 게이밍 모니터로 무난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는데 모비우스 EX270QM은 양쪽 모두 그 기준을 상회하는 고급형 제품이다.

 

실제 게임 환경에서 모비우스 EX270QM의 응답 속도와 화면주사율이 유용한지 알아보기 위해 FPS 게임 ‘오버워치 2’를 실행해 60Hz 모니터와 비교했다. 테스트는 디스플레이 복제 모드를 설정해 양쪽 모니터에 동일한 화면을 표시한 상태에서 2세대 아이폰 SE로 오버워치 2 리플레이 화면을 슬로모션(240FPS, 720p) 촬영하고 그 동영상을 비교하는 방법으로 했다.

참고로 화면주사율은 게임 프레임과 같은 수치가 유지되는 경우 화면 끊김이나 잔상이 최소화되므로 오버워치 2 그래픽 옵션에서 최대 프레임 수치를 240FPS로 맞췄다.

동영상 재생 속도를 25%로 조정한 구간을 몇 차례 살펴보면 모비우스 EX270QM 화면에서 캐릭터 움직임이 더 매끄럽고 시점을 빠르게 돌려도 화면 끊김이 적은 것을 확인 가능하다. 240Hz 화면에 익숙해지면 굳이 슬로모션이 아니더라도 60Hz 화면보다 쾌적하다는 것을 충분히 체감할 수 있다.

 

2.1채널 스피커와 트레볼로 사운드

▲ 전면 하단 베젤에 장착된 2W 스피커 2개
▲ 전면 하단 베젤에 장착된 2W 스피커 2개
▲ 후면 상단에 장착된 5W 우퍼
▲ 후면 상단에 장착된 5W 우퍼

모비우스 EX270QM의 또 다른 특징은 ‘treVolo’(이하 트레볼로) 사운드 시스템이다. 스테레오 스피커(2W 2개)와 우퍼(5W)를 조합한 2.1채널 스피커와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환경에 알맞게 조정한 오디오 모드가 특징이다.

모니터에 2.1채널 스피커가 내장되는 경우는 드물고, 우퍼가 있으면 중저음도 자연스럽게 출력 가능하므로 모비우스 EX270QM은 스피커나 헤드셋 없이 게임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오디오 모드는 ‘FPS’, ‘RCG’(레이싱 게임), ‘SPG’(스포츠 게임), ‘시네마’, ‘라이브/팝’ 등 다섯 가지가 있다.

FPS 모드는 사람 목소리와 총기 소리를 강조하고 RCG 및 SPG 모드는 중저음을 강조해 폭발 및 충격음을 부각시킨다. 시네마 모드는 사람 목소리와 저음역대를 강조해 영화 속 등장 인물의 대사와 배경 음악 소리에 몰입할 수 있고, 라이브/팝 모드는 저음역대부터 고음역대까지 균형을 맞춰서 음악 감상 시 적합하다.

 

유튜브에서 액션 게임 ‘이블 웨스트’(Evil West) 트레일러를 재생하면서 각 오디오 모드를 비교해보았다. 흥겨운 록 음악과 총기 소리, 화려한 번개 마법 효과음이 어우러져 있는데 오디오 모드를 변경할 때마다 제법 큰 차이가 느껴졌다.

 

모니터 스탠드와 인터페이스

게이밍 모니터를 편안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스탠드가 중요하다. 고급형 모니터는 화면 위치와 각도를 사용자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는데 그 점은 모비우스 EX270QM 역시 마찬가지이다.

화면 각도를 위아래로 조절할 수 있게 해주는 틸트(tilt) 기능은 -5˚에서 15˚ 범위 내에서 사용 가능하다. 따라서 사용자가 서있는 상태에서도 모니터 화면을 보더라도 큰 불편함이 없다.

화면 높낮이 조절(엘리베이션, elevation)은 100mm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다. 굳이 별도로 모니터 받침대를 이용하지 않아도 적당한 높이로 화면을 보는 것이 가능하다.

스탠드를 축으로 삼아서 화면 수평 각도만 조절하는 스위블(swivel) 기능도 적용되었다. 왼쪽과 오른쪽 모두 15˚씩 움직일 수 있다. 모니터를 2대 이상 사용하는 경우 화면 각도를 조절할 때 유용한 기능이다.

모비우스 EX270QM의 후면 하단에는 덮개가 있는데 분리하면 외부 기기와 연결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보인다. HDMI(v2.1) 포트 2개, 디스플레이포트(DisplayPort, v1.4) 1개, 3.5mm 오디오 출력 포트, USB 타입B(업스트림) 포트 1개, USB 3.0 타입A(다운스트림) 포트 2개로 구성된다.

USB 타입B 포트에 기본 제공되는 USB 케이블을 연결해서 반대쪽을 PC와 연결하면 옆에 있는 USB 3.0 타입A 포트를 PC용 USB 포트처럼 활용할 수 있다.

모비우스 EX270QM의 기본 구성품으로는 HDMI 케이블과 디스플레이포트 케이블, USB 타입B-타입A 케이블, 모니터 전원 어댑터 · 케이블이 제공된다.

 

게임 환경에 최적화된 모니터

지금까지 모비우스 EX270QM을 살펴보았다. HDR을 게임 환경에 최적화시킨 HDRi, 화면주사율 240Hz, 트레볼로 사운드 등 특별한 기술이 다양하게 적용된 게이밍 모니터이다.

가능한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에 집중하면서 만끽하고 싶은 이들에게 딱 어울리는 제품이므로 게임 애호가라면 모비우스 EX270QM이라는 선택지에 주목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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