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다보면 '아이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어서', '아이가 올바르게 자라는 마음에', '순간 욱하는 감정을 못 이겨서' 등의 여러 이유로 부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말들을 뱉어낸다. 그런데 부모의 말 중에는 아이의 정서 발달을 가로막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들도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많은 부모들이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잘못된 말 습관'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의 잘못을 고쳐주고 싶고, 걱정이 돼서 하는 말이겠지만 실제로는 교육 효과가 전혀 없는 데다 많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으니 앞으로는 '말 조심'해야겠다. 

 

"얘가 누굴 닮아서 그래?"

식당에서 한 순간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전시회장에서 뛰어 다니고, 집을 어지르고, 소리지르고... 아이가 산만할 때 부모들은 자신도 모르게 "도대체 너는 누굴 닮아서 그러니?"라고 한다. 

이 말은 아이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당하는 느낌을 받는다. 아이는 자신이 유난스럽고, 어딘지 부족하고, 엄마에게 골칫덩어리가 된다는 생각에 움츠러들고 소극적이게 된다. 

아이들은 4세 정도까지는 한 가지 일에 15분 이상 집중하기 어렵다. 그런데 공공장소에서 못 움직이게 억압하거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부모가 신경을 곤두세우면 아이는 중압감을 느껴 더 산만해질 수 있다.  

[ 양육 가이드 ]
아이가 왜 산만한지 그 이유부터 살펴보자. 혹시 아이에게 너무 높은 수준의 의젓함을 요구하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 봐야 한다.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 어느 정도의 산만함은 허용해 주는 것이 좋다. 학습을 시킬 때는 짧은 시간 단위로 끊어가며 시키고, 소리를 지르면 '잠시 멈추기'를 시키고 2~3분간 가만히 숨쉬기를 하게 한 후 주의를 전환시킨다. 

또 넘치는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도록 실외 활동을 늘려주는 것을 추천한다.

 

"자꾸 그러면 무서운 아저씨가 잡아간다!"

이 역시 부모들이 흔히 하는 말 중 하나. 하지만 무서운 아저씨가 실제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 금방 드러나기 때문에 개선 효과가 없고, 아이가 부모에게 거짓말을 배우는 꼴이 된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주의를 줄 때는 좀 더 현실적인 말로 훈육하는 것이 좋다. 

[ 양육 가이드 ]
겁을 주고 벼르는 방법보다는 아이에게 그 행동을 하면 안 되는 이유를 알려주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규칙을 만들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해도 되는 일'과 '하면 안 되는 일'을 가르쳐 주고 규칙이 왜 필요한지,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한 번 정한 규칙은 어떤 일이 일어나도 지키도록 일관성 있게 규제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부모를 신뢰하고 따르게 된다. 

"너는 왜 친구들이랑 안 놀아?"

아이가 3살 무렵이 됐을 때 친구와 어울려 놀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부모들은 혹시 사회성이나 언어 발달 등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걱정부터 하게 된다. 하지만 불안하더라도 아이에게 왜 친구와 놀지 않는지 따져 물어서는 안 된다. 

생후 24개월까지는 아이에게 친구라는 존재는 큰 의미가 없다. 이 시기에도 여전히 아이에게는 엄마와 아빠가 가장 중요하며, 아직은 친구와 어울려 노는 것이 재미있다는 사실을 잘 느끼지 못한다.

[ 양육 가이드 ]
아이가 이 시기를 지나 친구들과 잘 어울려 노는 아이로 자랄 수 있길 바란다면 우선 부모와 아이의 애착 관계가 잘 형성돼야 한다. 엄마 아빠와 사이가 좋아 집에서 잘 노는 아이는 집 밖에 나가서도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려 논다. 부모를 통해 세상이 재미있고 믿을 만한 곳이라는 것을 깨닫고 조금씩 그 범위를 확장시켜 나가는 것. 반대로 집에서 엄마와 매일 전쟁을 치르고 야단만 맞는 아이는 밖에 나가서도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한다. 

아이가 가족 앞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을 잘 표현하고 있는지, 또 형제를 배려하고 형제와 타협할 수 있는지도 눈여겨보길 바란다. 가정 안에서 이런 기본적인 능력을 갖춰야만 친구를 사귀는 데 무리가 없다. 

 

"옆집 ㅇㅇ는 벌써 한글을 읽을 줄 안대~."

다른 아이와의 비교는 아이 마음에 큰 좌절감을 준다. 어른들은 누군가와 비교를 당하면 수치심을 견디기 힘든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엄마가 다른 친구와 아이를 비교하며 아이를 인정해 주지 않으면, 아이는 그 후 아무리 엄마가 재미있는 것을 해줘도 엄마를 믿지도, 따르지도 않게 될 수 있다. 

또한 다른 아이와의 비교 의식 속에서 좌절감을 느낀 아이는 자신의 만족감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칭찬받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게 될 수 있다. 그럴 경우 배움에 대한 즐거움을 경험하지 못하고 오로지 결과에만 집착하는 아이, 보상이 주어져야만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아이로 자라게 될 수 있다. 

[ 양육 가이드 ]
반면 작은 일에도 엄마에게 인정받은 경험이 많은 아이는 '나를 인정해 주는 엄마'가 권하는 것이기에 무엇이든 재미있게 배우고, 그런 만큼 실력도 쑥쑥 자란다. 

 

"그렇게 잘난 척하면 사람들이 싫어해!"

5~6세가 되면 아이들은 이것저것 아는 것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져 자존감이 무척 높아진다. 그래서 "나 엄청 똑똑하지?", "엄마 도와줘서 나 착하지?", "내 신발 멋있지?" 하고 잘난 척과 아는 척이 심해진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자꾸 이러면 혹시 버릇없어지진 않을까, 친구들 사이에서 미움을 받게 되진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 양육 가이드 ]
아이의 잘난 척을 제재하는 것보다 인정해 주는 것이 좋다. 잘난 척을 하고 인정받는 과정을 통해 '나는 정말 괜찮은 아이구나'하는 믿음이 쌓이기 때문. 그러니 아이가 거만해질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유치원에 가고 학교에 가게 되면 아이는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면서 자신에 대해 스스로 더 잘 알게 된다. 그러니 지금 이 시기, 집에서만큼은 아이의 자존감을 하늘 끝까지 올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기에 형성된 자존감은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든든한 힘이 된다. 
 

신의진의 아이심리백과(신의진 지음/ 메이븐)에서 발췌/재가공 했습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맨즈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