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제작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기존 주류였던 FHD 콘텐츠를 넘어 최근 4K 콘텐츠가 빠른 속도로 대중화됨에 따라 제작 환경도 4K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실시간TV 시청 형태도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에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OTT 서비스 이용이 증가 중이다.

그런 급변하는 콘텐츠 창작 환경에 가장 빠르게 적응하는 창작자들이 독립PD들이다. 독립PD는 1991년 외주정책 시행 후 국내 방송산업에 지대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렇다면 4K 영상 제작 환경에서 독립PD들은 효율적인 제작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 가고 있을까? 또한, 대용량 데이터는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이에 맨즈랩은 한국독립PD협회 진제현 권익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Q1) 협회 소개와 함께,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한국독립PD협회는 한국 방송산업 발전을 위한 역량을 강화하고 창작자로서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2007년에 만들어진 협회다. 저는 한국독립PD협회에서 권익위원장을 맡고 있고 다큐멘터리 감독이기도 한 진제현PD다.

 

 

Q2) 한국독립PD협회가 2007년 2월 7일 출범한 것으로 알고 있다. 창작자의 권익을 보호하며 국제경쟁력이 있는 영상콘텐츠 창작의 주체가 되는 것이 독립PD협회의 방향성으로 알고 있다. 그간 독립 PD 협회가 더 나은 방송 제작환경을 위해 맡아온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한국독립PD협회는 2021년 4월 한국 방송사 중 최초로 EBS와 상생협력을 위한 공동선언을 했다. 방송사의 고질적인 저작권 등 모든 권리를 가져가는 불공정한 제작 환경에서 방송사와 협력제작사 그리고 창작자 간의 협의를 통해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수익 배분을 개선해 제작 환경이 개선되고 콘텐츠의 질이 향상돼 최종 소비자인 시청자에게까지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계기였다. 다만, 다른 지상파 방송사와의 상생협력 진행은 다소 부진한 상태다. 지상파 방송사는 기득권을 쉽게 내려놓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Q3) 한국독립PD상, 이달의 독립PD상이 수여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PD들이 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들었는데, 이 독립PD 상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되는지 궁금하다

한국독립PD협회는 분기별로 이달의 독립PD상을 수여하며, 이를 결산해 한국독립PD상을 시상한다. 독립PD상은 방송프로그램 및 디지털콘텐츠를 대상으로 30분 미만 ALL ENG 부분과 30분 미만 종합구성물, 30분 이상 종합구성물로 한국독립PD협회 정회원은 물론 비회원 모두 출품이 가능하다.

관찰과 기록의 PD정신을 살리고 많은 이들이 관심 가질만한 주제와 문제의 해법을 다양하게 시도하여 세상의 편견을 깰 수 있는 웰메이드 작품에 시상하고 있다.

 

Q4) 촬영 현장에서 영상 데이터의 관리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예전과 달리 촬영 현장의 데이터 관리는 카메라 촬영 시간과 대수, 데이터 저장 방식 따른 데이터 용량에 따라 다르다. 데이터양이 많은 프로그램은 데이터 매니저를 통해 현장에서 2중, 3중으로 데이터 백업을 진행한다. 하루 카메라 100대로 10시간 4K 촬영의 경우 10테라 정도의 데이터가 사용된다.

데이터양이 많지 않은 프로그램은 현장에서 더 효율적으로 백업한다. 주로 촬영된 메모리를 카드리더기로 컴퓨터 외장하드에 저장한다. 요즘엔 메모리를 바로 외장하드에 저장하는 방식이나 컴퓨터 없이 저장하는 방식의 제품도 선호된다.

촬영 데이터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보관된다. 촬영된 메모리 - 노트북 - 외장하드 - 이중 백업 - 편집 컴퓨터 - 편집용 외장하드 - 편집 - 백업용 외장하드 순이다.

 

Q5) 촬영 현장에서 효율을 개선하려면?

최신 기술 중 효율이 높은 방법을 빠르게 습득해야 한다. 이에 추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획, 기술을 만나다’라는 세미나를 기획하고 있다. 기존 세미나가 기술 위주라 기존 연출자들이 바로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최신 기술이 있어도 사용자 입장에서 어떻게 사용할지 잘 와 닫지 않는 것이다.

반면 기술 측에서도 우리 기술이 현업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알고 싶다는 의견이 있었다. 좋은 평가를 받은 프로그램 PD를 불러 그 프로젝터에서 어떤 장비를 사용했는지 의견을 묻고 토론하고 싶다. PD 입장에서 쇼킹한 기획을 하면 기술이 이에 맞춰 따라왔으면 한다. 함께 고민을 나누며 성장하길 바란다. PD는 많은 사람과 협업해야 한다.

 

Q6) 한국독립PD협회는 씨게이트와 업무 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배경은 무엇이며, 어떤 협업을 하는지 궁금하다.

한국독립PD협회는 2021년에 씨게이트와 한국 방송미디어산업의 발전과 미래지향적인 방송 제작환경을 선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실제 PD들 사이에 카메라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데이터 저장이다. 그 중심인 씨게이트는 PD들에게 매우 중요했다. 방송영상콘텐츠 제작환경의 개선은 씨게이트의 기술개발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4K 이상의 고화질 콘텐츠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지금, 씨게이트와 협업을 통해 다양한 프로모션과 교육 및 캠페인 등 다양한 협업이 중요하다. 사용자의 요구 환경과 그에 따른 기술의 발전은 필수 상관관계에 있다.

 

Q7) 올해는 씨게이트 유통사로도 잘 알려진 피씨디렉트 서대식 대표이사가 ‘제16회 한국독립PD상’ 감사패를 수상했던데,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피씨디렉트는 한국독립PD협회 업무 협약사로서 방송영상문화 발전을 위한 다양한 지원과 협력 활동으로 독립PD의 권익 향상에 기여한 바가 크기에 PD들의 뜻을 모아서 감사패를 수여했다. 협회가 협약사에 감사패를 드린 것은 처음이다. 2년여 시간동안 PD들의 제작 환경에 관심을 두고 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기에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

 

Q8) 한국독립PD협회 소속 PD의 촬영현장에서 씨게이트 제품군을 활용하는 사례가 있을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품은 휴대성이 좋은 씨게이트 One Touch HDD 제품일 것이다. 저도 10개 이상 사용 중이다. 더불어 라씨 제품을 사용하는 PD들이 많은데, 대부분 라씨 제품의 안정성을 칭찬한다.

아이언울프 같은 제품은 다소 가격은 있지만 하드디스크 중 안정성이 높아 불안정한 작업환경이 주는 스트레스를 벗어나고 싶은 PD에게 좋은 제품으로 인식된다. 다양한 라인업이 있는 것으로 알고 그에 맞춰 추천받고 사용할 수 있어 좋다는 평들이 있다. 무엇보다 데이터 복원 서비스가 있기에 이 부분만으로도 고민 없이 선택한다. 이외에 최근 아이어울프 525 M.2 NVMe 같은 SSD를 산 뒤 포터블 SSD NVMe 케이스에 넣어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참고로 선호하는 용량은 1TB, 4TB다. 아침 방송 같은 경우 하루, 이틀 촬영하니 용량이 100기가가 안 된다. 여러 편을 담고 편집할 수 있다.

 

Q9) 촬영 파일들은 여러모로 상당히 중요해 안전한 편집 및 보관을 위해서는 특별한 저장장치가 필요할 것 같은데 현장에선 어떤가? 더불어 영상 편집 중 데이터가 유실되는 경우가 생긴다면 어떻게 대응하는지 궁금하다.

앞서 간략히 설명한 바 있지만 데이터가 많은 경우 저장장치를 이용해 현장에서 데이터 백업을 2중으로 한다. 또한, 일반적인 촬영 현장의 경우 외장하드와 노트북을 이용해 직접 백업한다. 아무래도 제작사의 제작환경이 보수적이라 효율적인 제품군이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한 번이라도 데이터 저장 문제를 겪어본 PD들이라면 안전한 편집과 동시에 보관에 관심이 많다. 외장하드에 바로 메모리를 끼워서 저장하는 방법 등 효율적인 대안의 홍보가 필요하다.

영상 편집이나 운용 중 데이터가 유실되면 단톡방이 난리가 난다. 친한 동료들에게 전화해 문의를 많이 한다. 결론은 다양한 데이터복구시스템을 갖춘 회사들에게 따로 정해지지 않은 가격으로 맞기는 방법뿐이다. 제발 살려만 달라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맡기고 결과를 기다린다. 영상 데이터들이 100% 복구됐다는 소식은 못 들어봤다. 가격과 안전성. 이 두 가지가 PD들에게는 아직까지 고민이다.

추가로 씨게이트 레스큐는 좋은 기능이라 생각했다. 가끔 2시에 단톡방이 울리면 또 데이터가 터졌구나 싶다. 그런 걸 보면 씨게이트 레스큐는 좋은 기능이다. 저 같은 경우도 20테라 남짓한 용량에 오류가 나서 레스큐로 보낸 뒤 복구를 받은 적이 있다. 그걸로 덕을 본 PD도 주변에 있다. 25년 된 PD인데, 라씨 2베이 제품군을 떨어트려서 데이터를 잃었다가 복구를 잘 받았다.

 

Q10) 4K에 이어 8K까지 방송용 데이터도 초고용량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편집과 보관 등 데이터 스토리지 상황도 변화하고 있을 것 같은데 현장에서는 어떠한 이슈가 있는지 궁금하다.

4K 제작환경이 많아지고 HD방송이라 하더라도 4K로 촬영을 하는 제작이 많다. 방송환경의 변화에 따른 스토리지는 필수로 대두된다. 하지만 PD들은 발전하는 기술환경에 적응이 더딘 것도 현실이다. 효율적인 제작환경을 위해 기술이 날로 발전해 가지만 현장에 적용되는 괴리는 여전히 변한 것이 없다. 제작비 부족이 부르는 새로운 시스템의 접목은 현실적으로 현장까지 전달되지 못한다. 반면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너무 많은 정보가 있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모를 뿐이다.

아직도 현장은 PD들이 기술을 공부해서 적용하기보다는 주변의 흐름을 따라가는 추세다. 그래서 세분화된 분야로 나뉘어져 있고, 해당 전문가들이 제작 현장에 많이 들어왔다. 데이터 전문가, 백업 전문가 등은 예전 제작현장에서는 볼 수 없던 직군이다. 또한, NAS로 동시에 여러 명의 PD가 동시에 편집하거나 클라우드를 이용한 동영상 편집도 이뤄지는 세상이다. 하지만 대체로 제작 PD들은 아직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Q11) 2023년 올해의 한국독립PD협회의 과제는 무엇인가요?

올해 한국독립PD협회는 창작자들이 갖는 저작권법에 대한 이슈를 다양한 협업단체들과 개선해 나가려 노력한다. 아직까지 방송사나 OTT 중심의 플랫폼들이 모든 저작권을 독점하는 불공정 사례가 대부분이다.

또한 효율적인 제작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기술 중심의 세미나와 전시회가 아닌 기획 제작 연출자들의 제작 환경에 맞는 효율적인 제작환경을 만들기 위한 방송영상 기술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세미나와 전시회를 이끌고자 준비하고 있다.

업체들은 자기 기술이 현장에 어떻게 접목되어 활용되는지, 무엇을 필요로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알고 싶어 한다. 마찬가지로 제작에 있는 PD들은 한정된 제작비 안에서 최대의 효율을 통해 웰메이드 작품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이 둘이 따로 떨어져 있는 형국이라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여러 기술과 제작이 만날 방법을 모색 중이다. 이 자리를 빌려 영상기술 관계자분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 부탁드린다.

 

Q12) 마지막으로 맨즈랩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100년 후 영상 제작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물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100년 전 영상이 처음 나올 때는 지금의 환경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물론 100년 뒤에도 영상 콘텐츠가 존재할 것임은 분명하다. 영상 콘텐츠가 존재하는 한 어떤 식으로든 영상이 기획하고 제작될 것이다.

물론 추후 대체할 수 있는 콘텐츠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인간의 감성이 담긴 제작은 많은 시간이 흘러도 다른 것에 자리를 넘겨주진 않으리라 본다. 인간 창작의 사고 옆에 항상 새로운 기술은 함께 할 것이다. 우린 함께 성장하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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