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기준 2021년 7월 25일 'UFC on ESPN 27'이 개최됐다. 이 날의 메인 경기는 코리 샌드하겐와 2년 만의 복귀전을 치르는 T.J. 딜라쇼(이하 딜라쇼) 간의 경기였다. 경기 결과를 언급하기 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왜 딜라쇼는 2년 만의 복귀전을 치르게 됐는가다.
딜라쇼는 2014년 종합격투기 역사에 길이 남는 이변을 연출했다. UFC 밴텀급은 당시 챔피언이었던 헤난 바라오의 장기집권이 예상됐지만 딜라쇼가 헤난 바라오를 꺾고 1년 뒤 재경기에서도 완벽하게 승리해 딜라쇼는 밴텀급의 새로운 최강자로 등극했다.
그렇게 UFC 밴텀급의 스타로 발돋움했지만 2019년 3월과 4월 금지약물 사용이 적발돼 2년간의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다. 그리하여 이번 'UFC on ESPN 27'에서 코리 샌드하겐을 상대로 복귀전을 치르게 된 것이다. 경기 전, 2번의 금지약물 검출로 그동안 딜라쇼가 쌓은 업적은 부정당했고 약물 없이 선수생활을 이어야 하는 딜라쇼의 경기력 저하도 예견되고 있었다.
다행히 이번 'UFC on ESPN 27'에서의 코리 샌드하겐과의 복귀전에선 특유의 역동성을 잃지는 않았다. 타격과 스텝 뿐만이 아닌 그라운드 포지셔닝에서도 활발함을 이어 밴텀급 특유의 명승부는 만드는 데 성공했다.
딜라쇼는 스플릿 판정승을 거두어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하는 데 성공했고 챔피언의 영광, 약물 검출의 오점을 딛고 겨우 '치면치레'했다.
UFC 역사 안에서 약물 검출에 적발돼 소위 '약쟁이'라는 오명을 쓴 선수들이 몇몇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선수가 비토 벨포트다. 비토 벨포트는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인위적으로 올려주는 TRT 요법을 자주 사용했는데, 이 사용 행위에 대하여 부정하지 않아 세계 격투팬들의 원성을 샀으며 나은 경기력을 보여도 부정당하기 십상이었다.
특히 2017년부터는 UFC 내에서도 약물 검출 시 징계 조치를 강화해 비토 벨포트도 TRT 요법을 사용하지 못 했는데, 당시 이전보다 눈에 띄게 근육량과 신체 외관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2017년 6월 'UFC 212'에 출전한 비토 벨포트는 네이트 마쿼트를 상대했다. 네이트 마쿼트는 당시 선수 경력 18년 차로 선수생활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었다. 은퇴 직전 네이트 마쿼트를 상대로 비토 벨포트는 판정승을 거두며 약물을 사용하지 않은 경기에서 승리해 위의 딜라쇼처럼 겨우 '체면치레'했다.
아직도 UFC에는 암암리에 도핑 검사에 적발되지 않는 '도핑 레시피'가 전해진다고 한다. UFC 회장 데이나 화이트는 UFC의 올림픽 진입, UFC의 세계화를 위해선 약물 검출 시 지금보다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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