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픽사베이)
▲ (사진: 픽사베이)

자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친밀하게 지내며 자녀 양육에 적극적인 아빠, '프렌디'(Friend+Daddy)는 이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더 이상 '양육은 엄마가!'라는 인식으로 '권위주의적인 아버지'만을 표상하지 않는 '소통하는 아빠' 시대다.

여러 연구 결과가 아빠가 아이와 원활하게 소통했을 때 아이의 사고력, 창의성, 집중력, 사회성 등이 월등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코로나19로 집 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은 최근이야말로 소통하는 아빠에 도전하기 딱 좋은 시기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팔다리가 늘어진다. 더욱이 아이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 그래서 여러 가정에서 아이에게 텔레비전을 틀어준 채 소파에 드러누워 스마트폰 게임을 하거나 아이는 아이대로, 아빠는 아빠대로 무언가를 하기에 바쁘다.

소통하는 아빠의 시작은 '관심과 공감'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주고 공감하며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자. 아이가 초등학생 이상이라면 눈높이를 맞추고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추천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게임은 '목적'이 아니라 아이와 친해지는 '중간다리'로 이용해야 한다는 것.

아빠와 함께 하는 게임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알아보며 함께 하기 좋은 게임들을 찾아보자.

 

아이와 함께 하는 게임의 효과

아이와 함께 게임을 하며 아이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대화도 많이 하게 된다. 게임에서 이기는 성취감과 지는 패배를 경험하면서 그 감정을 제어하는 방법도 익힌다. 그렇게 성장하는 아이를 보며 칭찬과 격려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지며 게임을 즐기는데 익혀야 하는 규칙을 배우는 교육까지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공감대 형성

'공감'은 관계 형성의 기본. 아이가 새로이 접해도 쉽게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이면서, 그 게임의 캐릭터나 연출이 아이의 맘에 쏙 든다면 일단 반은 성공이다. 

세대를 초월해 '리마스터링'이란 방법으로 다시 태어난 게임이라면, 아빠인 나도 어렸을 적 플레이 해봤던 '롱런'한 게임이라면, 두 말 할 것 없이 아이와 아빠가 '공감'’할 수 있는 '채널'이 생긴 것이다. 

▲ (사진: 블리자드)
▲ (사진: 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는 명실상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성공한 게임이다. 1998년에 출시 돼 당시 세대 아이들을 전부 PC방으로 인도했다.

그로부터 19년 뒤 '스타크래프트'가 현 연출 트렌드에 맞춰 '리마스터링' 돼 재출시 됐다. 아빠들이 처음 '스타크래프트'를 즐긴 충격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우리 아이들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아이가 컨트롤 하는 마린에 아빠의 저글링이 몰살 당해 기분 좋은 놀림감이 돼, 같은 기억으로 '공감'할 줄 아는 아빠가 돼보는 건 어떨까.

▲ (사진: 닌텐도)
▲ (사진: 닌텐도)

세대를 초월하여 재창작돼 다시 인기를 꾸준히 게임이 있다. '슈퍼 마리오'는 게임뿐만이 아닌 문화적으로도 '롱런'하고 있는 콘텐츠다.

1985년 첫 출시 이후 여러 버전이 끊임없이 출시되고 있다. 게임 시스템, 작화 연출, 플레이 기기 등도 수없이 변화하여 세대 불문 즐길 수 있다.

아빠가 즐겼던 '슈퍼 마리오'와 아이가 즐긴 '슈퍼 마리오'의 차이를 서로 즐기며 '슈퍼 마리오'라는 '공감' 채널로 우리 아이와의 추억을 쌓아보자.

 

대화 활성화

하나의 상황을 두고 같이 게임을 한다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뤄지고 많아진다. 평소엔 한 마디도 안 하던 사이도 같은 게임을 하고 나면 이야기할 거리가 더 많아진다. 이는 곧 정서교류와 이어져 서로의 마음을 공감하고 입장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관계 속에서 대화를 늘리는 데 제격인 게임 장르가 '보드게임'이다. 서로 얼굴을 맞대고 게임판 위에서 서로 대화를 하고 전략을 꾀하며 승리를 쟁취하는 '보드게임', 아빠와 아이가 같이 한다면 많은 대화로 동질감이 짙어질 수 밖에 없다.

▲ (사진: 부루마불씨앗사)
▲ (사진: 부루마불씨앗사)

보드게임의 선두주자는 누가 뭐래도 '부루마불'이다. '부루마불'은 혼자 할 수 없다. 같이 게임을 하는 구성원끼리 끊임없이 대화해야 한다. 땅 하나를 사려고 해도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야 하고, 누군가 내 땅에 발만 들이기라도 한다면 기쁨의 환호를 지를 수 있다.

'부루마불'을 아이와 아빠, 온 가족이 같이 한다면 서로를 더 잘 알게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스레 대화량도 증가하게 된다. 아이와 아빠 간의 대화도 늘고 아이의 경제관념까지 심어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 (사진: 파커 브라더스)
▲ (사진: 파커 브라더스)

대화는 좁은 의미로 언어만을 칭할 수 있다. 하지만 넓은 의미로 대화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상대방의 눈짓, 행동 등 많은 것이 포함된다.

대화하고 상대방을 파악하고 추리 끝에 범인을 잡아야 하는 '클루' 역시 서로가 친해지는데 아주 유용한 게임이다. 아이는 아빠가 가지고 있는 카드는 무엇일지 취조하여(?) 알아내고, 아빠 역시 아이가 가진 카드가 무엇인지 떠보며, 게임의 재미와 부자간 추억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다만, 심리 추측이 주된 게임이다 보니 너무 몰입하다 보면 아이가 아빠를 못 믿는 해프닝이 벌어질 수도.

 

감정 조절 능력 강화

아이와 게임을 하면서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아빠는 없을 것이다. 적당히 이기기도, 져주기도 하면서 아이가 승리의 성취감과 패배의 아쉬움을 모두 느끼게 하자.

아이와 티격태격하며 게임을 하는 것도 좋다. 그런 상황은 서로가 어떻게 감정을 표현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경험이 장이 된다.

이때 아빠가 성취감과 아쉬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조절하는지 보여준다면 아이 역시 그 감정을 통제하는 방법을 배워 실천할 수 있다.

▲ (사진: SNK)
▲ (사진: SNK)

대신, 이 과정이 가능하려면 한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아빠와 아이가 동등한 조건에서 플레이할 수 있어야 한다. 동등한 조건에서 승부가 나야 아이도 승패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적합한 장르 중 하나가 '대전 액션 게임'이다. 캐릭터가 다양해 고르는 재미도 있다. 외부 환경 없이 같은 조건에서 승부를 겨룬다. 그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일 줄 알게 되는 감정 학습, '대전 액션 게임' 플레이가 답이 될 수 있다.

▲ (사진: 남코)
▲ (사진: 남코)

캐릭터도 다양하고 계속된 업데이트로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게임에는 대전 액션 게임의 양두 스테디셀러, '철권'과 'KOF(킹 오브 파이터즈)'가 있다.

앞서 말했듯이, 어느 누가 아이템을 사용하여 조건에서 앞서는 게임이 아니고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해 질리지 않는 매력을 갖췄기에 이보다 조건에 부합할 수 없다.

어쩌면 아이의 감정 조절 능력을 길러주려다 아이에게 분패해 아빠가 감정을 추슬러야 할 지도 모를 일이다.

▲ (사진: 넥슨)
▲ (사진: 넥슨)

외부 조건에 영향받지 않을 수 있는 게임, 동일한 조건에서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 그로 인해 우리 아이의 감정 조절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게임에 '대전 격투 게임'만 있진 않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로 대표되는 장르, 레이싱 게임도 충분히 기능할 수 있다. (노템전으로 플레이한다는 전제 하에)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안에 다양한 트랙을 달리는데 다른 능력은 필요없다. 그저 집중력 하나만 필요할 뿐이다.

아빠나 아이나 쉽게 달릴 수 있으며 달리는 데 느껴지는 속도감과 화려함은 아빠고 아이고 모두 끌어들인다. 속도도 느끼고 눈도 즐거워지는 정정당당한 승부로 우리 아이의 감정 조절 능력을 박진감 넘치는 방법으로도 배양시켜보자. 

 

칭찬과 격려

우리 아이가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고 건강하게 칭찬과 격려를 해주어 발전적인 자존감을 길러주고 싶은가? 그렇다면 단순히 상대를 이기는 게임이 아닌 가시적인 성과가 남는 게임이어야 적합하다. 그 게임 속 성과는 아이에게 목표 달성의 쾌감을 느끼게 하고 이를 본 아빠들도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칭찬과 격려의 이유가 된다.

가시적 성과가 남는 게임,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일 것이다.

▲ (사진: 코에이 테크모)
▲ (사진: 코에이 테크모)

'코에이 삼국지 시리즈'는 대표적인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세력을 세우고 장수를 모은 뒤 전쟁에서 승리하여 천하를 통일하는 과정은 하나하나 목표를 달성해가는 쾌감과 성장의 단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전과 다른 결과를 보이는 우리 아이의 운영 능력에 크나 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역사교육의 기능까지 더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 (사진: 닌텐도)
▲ (사진: 닌텐도)

사실 역사에 관심 있어야 하는 아이래야 '코에이 삼국지 시리즈'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삼국지 안에 용어들이 다소 지루할 수 있다.

하지만 '동물의 숲' 시리즈는 다르다. 아이들이 접근하고 싶게 만드는 그래픽과 디자인에 자신만의 생각으로 마을 꾸며나갈 수 있는 시스템은 우리 아이에게 칭찬과 격려를 해줄 수 있는 최적의 게임이다. 괜히 '동물의 숲'이 닌텐도 대표작이 된 것이 아니다.

 

규칙 교육

아이들도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규칙을 지킨다는 건 기본적인 개념이다. 이를 주입식으로 어렵게 배우면 배우는 아이 입장에서 효과적인 학습이 되기 어렵다. 사실 아빠들은 과거 알게 모르게 '규칙 교육'을 게임으로 해왔다. 엄격한 규칙이 진행에 핵심인 '골목게임'들로.

비록 현재 코로나19 시국이지만 종식 때를 대비하면서, 실내에서 게임만 해 생겨난 서서히 무표정이 되가는 아이의 지루함도 극복할 수 있는 묘수가 있다. 과거 해 질 때까지 뛰놀게 했던 여러 '골목게임'들은 어린 시절 아빠들에게 엄격한 규칙의 중요성을 교육시켜줬다. 

▲ (사진: 부산광역시사하구체육회 유튜브 영상 캡처)
▲ (사진: 부산광역시사하구체육회 유튜브 영상 캡처)

'땅따먹기'는 플레이어가 선을 밟았는지 안 밟았는지, 놓는 돌이 정확한 영역에 던져졌는지 등이 매우 중요하다. 이 핵심적인 규칙은 플레이어 단계 진행에 흐름을 끊기도 하고 판세를 단번에 뒤집기도 한다.

▲ (사진: MBC 무한도전 279회 방송화면 캡처)
▲ (사진: MBC 무한도전 279회 방송화면 캡처)

'오징어 달구지'도 플레이어가 선을 밟지는 않았는지 유심히 지켜봐야 하는 게임인 동시에, 바닥에 그려진 오징어 문양의 게임 공간을 기준으로 밖은 한 발로만 이동해야 하는 '깽깽이' 규칙 등 세심히 지켜야 하는 규칙들이 있다.

▲ (사진: MBC 무한도전 279회 방송화면 캡처)
▲ (사진: MBC 무한도전 279회 방송화면 캡처)

'다방구'를 하려거든 사전에 규칙을 합의하고 시작해야 한다. 술래가 비술래를 잡는데 신체가 닿는 '터치'만으로 허용할 것인지 아니면 비술래가 움직이지 못 하게 직접 잡아야 하는지를 먼저 핵심 규칙을 정하고 따르는 아주 중요한 게임이다.

이렇게 우리나라에는 아이들이 즐기기 적합한 '골목놀이'가 위 세 게임을 포함하여 아주 많다. 다른 '골목놀이'들도 고유의 규칙을 지켜가며 아빠들이 아이와 함께 즐긴다면 동질감, 추억 규칙을 지키는 교육까지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아이와 함께 게임할 때 주의해야 할 것

아이와 함께 할 게임을 정할 때는 각 게임의 연령을 꼭 확인해야 한다. 또한 먼저 게임을 해 보며 아이 수준에 맞는지, 폭력적이지는 않은지 체크한다.

게임 시간은 가능한 1시간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게임 시간이 길어진다면 중간에 5~10분씩 쉬는 시간을 갖도록!

또한, 게임을 하면서 뭔가를 가르치려고 하지 말자. 그냥 재밌게 하면 된다. 아이와 게임을 하는 것은 아이와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더욱 깊게 하려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게임을 통해 아이와 관계를 쌓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매일 하진 않아야 한다. 매일 게임을 할 경우 내성이 생길 수 있으므로 게임하는 날을 정해서 행하는 것이 좋다.

 

방관하면 '소통' 아닌 '단절'

많은 아빠들은 아이가 컸을 때 '든든하면서 친밀하게 소통하는 아빠'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어릴 때 아빠와 함께 한 좋은 추억이 없는 아이들은 사춘기가 되면 아빠와 눈도 잘 마주치려 하지 않는다. 아빠 입장에서는 열심히 일해서 먹이고 입히고 키워 놨더니 자신을 무시한다며 섭섭하하기도 하고 괘씸한 마음도 든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아이와 함께 한 추억이 없는 것을.

누구나 아이와 소통하는 아빠가 될 수 있지만 '언젠가' 그렇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 갖고 있다면 '소통하는 아빠'가 아니라 '단절된 아빠'가 돼 버린다는 것을 명심하자. 

 

+ 참고자료 :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김영훈 지음, 베가북스)
+ 도움말 및 감수 : 김효선(일산하하가족상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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