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통해 학교폭력에 대한 소식을 접할 때마다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는 심장이 철렁한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내 아이를 가해자도, 피해자도 되지 않게 키우고 싶다'. 

하지만 부모의 바람과는 달리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아이가 가해자가 될 수도,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럴 때 부모인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해자와 피해자의 심리를 간략하게 짐작해 보고, 부모로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생각해 보자. 

 

 

내 아이가 가해자라면?

가해자의 경우 힘과 지배에 대한 강한 욕구와 경쟁심, 내적 분노와 욕구 좌절 등 부정적인 정서, 부모의 공격성을 답습하거나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한 낮은 공감 능력, 부정적인 자기개념과 인정에 대한 과도한 욕구 등이 가해 행동의 원인일 수 있다. 

특히 부모의 공격성을 답습한다는 것은 직접적인 처벌이나 폭력의 경험뿐 아니라 간접적인 경험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모의 주의가 필요하다. 즉, 엄마(혹은 아빠)를 때리는 아빠(혹은 엄마)를 지속적으로 본 아이는 무언가 자기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타인에게 폭력을 쉽게 행사할 수도 있다. 이는 곧 자신의 감정이나 의견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폭력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누군가와 비교하는 듯한 표현들을 많이 듣고 자란 아이의 경우 타인에 대한 적대감이 커 폭력적인 성향을 보일 수 있고, 힘에 대한 집착으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수 있다. 

 

자녀의 감정 읽어주기

많은 부모가 자녀가 학교폭력의 가해자라는 것을 알게 되면 "너 대체 뭐하고 다니는 거야? 내가 널 이렇게 하라고 키웠어?"라며 화를 내며 아이의 일방적인 대답만을 강요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아이를 더욱 위축되게 할 뿐 상황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지 못한다. 아이가 해당 상황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수 있도록 열린 질문을 하도록 한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무엇 때문인지', '왜 그런 행동을 했어야만 했는지' 등을 대화를 통해 스스로 정리하고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마음을 진정시킨 후에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려고 노력이 필요하다. 공감과 이해라는 과정을 통해 아이는 부모에게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고, 스스로의 잘못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가해 행동에 대한 위험성 알려주기

아이에게 장난과 폭력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려준다. 폭력은 상대방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된다는 것을 꼭 알려줘야 하며, 폭력은 어떠한 상황과 논리로도 이해될 수 없는 행동이라는 것을 분명히 가르친다. 

책임질 줄 아는 자세 가르치기

아이에게 자신의 행동을 되짚어 볼 기회를 주고, 아이가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반성하지 못하고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인해 평생 동안 마음의 낙인이 생기지 않도록 스스로 책임질 기회를 줘야 한다. 

이를 위해 부모 역시 자녀의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 아동과 가족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맞을 짓을 했으니까 맞았겠지'라는 식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이는 아이에게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잘못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가르치는 방법이기도 하다. 

 



내 아이가 피해자라면?

피해자의 경우 보통 자기표현이 소극적이거나 자기개념이 부정적이고, 불안감이나 우울감 등이 높은 등 부정적인 정서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고, 잘난 척을 하거나 타인을 무시하는 태도, 배려심 없고 이기적이며 일방적인 태도 등을 보일 때가 있다. 여기서 부정적인 자기개념과 불안, 우울 등의 정서는 따돌림을 경험하면서 발생하거나 강화됐을 가능성이 있고, 잘난 척이나 타인을 무시하는 태도, 이기적이며 일방적인 태도 등은 낮은 공감 능력에서 발생했을 수 있다. 

 

아이의 마음 안아주기

매일 폭력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는 아이들은 무기력해져 적절한 사고나 대처를 하기 어렵다. 이 경우 부모는 질책성 표현을 하기보다는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미리 알아주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는 사과의 표현을 해준다. 

 

아이 생각을 존중하며 대화하기

특히 청소년 시기의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부모가 있다. 아이와 충분한 의사소통을 통해 아이의 마음과 감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와의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든 아이의 생각과 감정이 묻어난다. '네', '아니오'라는 답이 나오는 닫힌 질문이 아닌 아이가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열린 질문을 통해 아이의 마음을 들어보자. 이때,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이해하려는 마음이 선행돼야 한다. 

부모의 비난이나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 숨기거나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 부모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충분히 안심하도록 배려해 줘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아이가 느끼는 감정 이해하기

아이는 지속적인 괴롭힘을 견디면서 위축도 되지만 부당한 취급에 대한 분노감이 쌓인다. 당시에는 표현하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 정서가 치유되기 시작하면 스스로 조절하기 힘든 분노감이나 화가 생길 수 있다. 또한 따돌림당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했던 행동에 대한 죄책감과 수치심도 느낀다. 

이런 경우 부모는 '아이가 왜 이러지?'라며 걱정하고 겁이 나기도 하지만 그 과정도 치유되는 과정의 하나이고, 인내가 필요한 과정이라는 것을 이해한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기

아이의 상처받은 마음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늘 곁에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지지해 줘야 한다. 아이가 스스로 극복하는 과정에 함께 하며 힘을 주고 용기를 심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 대화가 늘어나고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아이가 쉽게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또한 부모의 지지로 자존감 향상 또한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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