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표율 60.2%…1995년 1회 지방선거 이후 23년만 최대
- 8번의 선거에서 모두 당선된 충북도지사 이시종 당선자
- 최소 득표차는 단 24표…전국 최대 격차 득표율은 84.1%
- 아버지, 어머니, 딸이 모두 낙선…박근혜 당선자 눈길

지난 6월 13일 진행된 제7회 지방선거가 여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마무리됐다. 투표율은 지난 지방선거 대비 3.4%p 높은 60.2%를 기록해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이후 23년 만에 60%를 넘겨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을 달성했다. 이 같은 높은 투표율은 사전투표율이 20%를 넘기면서 이미 예고된 바 있다.

 

시도지사 선거 결과(=네이버)
시도지사 선거 결과(=네이버)

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우선 시도지사 선거는 전국 17개 선거구에서 자유한국당은 경북과 대구를 차지하는데 그쳤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제주도지사 재선에 성공한 원희룡 당선자를 제외하면 나머지 14개 시도지사를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다. 관심이 모아졌던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인천시장 선거에서도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무난히 승리했다.

구시군장 선거 결과 역시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다. 총 226석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51석, 자유한국당이 53석, 민주평화당이 5석, 무소속 출마자가 17석을 차지했다. 특히 서울 지역은 서초구청장에 자유한국당 의원이 당선된 것을 제외하면 25개 기초단체에서 24개 단체장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교육감 선거 역시도 진보성향 14명, 보수성향 2명, 중도성향 1명이 당선되는 결과가 나타났고,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는 총 12석 중 경북 김천시 지역 재보궐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의원이 배출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11석을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다.

 

충북도지사 이시종 당선자(출처=공식 홈페이지)
충북도지사 이시종 당선자(출처=공식 홈페이지)

8번 전승의 불패신화, 처음 패배한 후보들
이번 선거에서도 다양한 에피소드가 쏟아졌다. 우선 불패신화의 주인공이 탄생했다. 충북도지사 선거의 이시종 당선인은 지금까지 8번의 선거에서 모두 당선되는 불패신화의 기록을 남겼다. 이시종 당선인의 불패신화는 1995년 제1회 지방선거에서 당시 민주자유당 소속으로 충주시장에 당선된 것으로 시작된다. 이후 그는 무소속을 포함해 충주시장 3선을 지냈고,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 재선까지 성공했다. 이후 2010년에는 충북도지사 선거에서 당선됐고, 이번까지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이시종 충북도지사 당선인과 더불어 제주도지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원희룡 당선자도 또 다른 불패신화의 주인공이다. 원희룡 당선인은 지난 2000년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내리 3선에 성공했고, 2012년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제주도지사에 당선되고 재선에도 성공한 상황이다. 원희룡 당선인은 지금까지 총 다섯 번의 선거를 치르고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다.

 

불패신화가 깨진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출처=공식 홈페이지)
불패신화가 깨진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출처=공식 홈페이지)

반면에 불패신화를 쓰다 처음으로 패배한 후보들도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경기도지사 재선에 도전한 남경필 후보다. 남경필 후보는 1998년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내리 5선에 성공했고, 2014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출마해 당선됐다. 지금까지 여섯 번의 선거를 치러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지만 이번에 이재명 후보에게 발목이 잡혔다.

또 경남도지사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소속 김태호 후보도 불패신화를 쓰다 고배를 마셨다. 김태호 후보는 1998년 제2회 지방선거에서 경남 도의원에 당선된 이후 거창군수를 거쳐 2004년 재보궐 선거에서 경남도지사에 당선됐고, 2006년에는 재선에도 성공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2008년에는 제18대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중앙정치에 입성했고, 재선에도 성공해 여섯 차례의 선거를 치르며 패배가 없었지만 이번에 고배를 마신 것이다.

 

단 24표로 명암이 갈린 평창군수 선거(=카카오다음)
단 24표로 명암이 갈린 평창군수 선거(=카카오다음)

24표차 승리와 84.1% 전국 최고 격차 지역
이번 선거에서는 84.1%의 전국 최고 득표율로 여유 있는 승리가 있었던 반면, 마지막까지 당선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던 24표차 진땀 승리도 있었다.

24표차 진땀 승리는 평창군수 선거에서 기록됐다. 더불어민주당 한왕기 당선인이 자유한국당 심재국 후보와 최종 득표수에서 단 24표 차이를 보였다. 이는 득표율로 따져봤을 때 0.09%의 아슬아슬한 승리다. 이에 못잖게 양양군수 선거와 봉화군수 선거도 치열했다. 양양군수 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 소속 오도창 당선인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홍열 후보에게 겨우 59표 차이로 승리했고, 봉화군수 선거에서는 무소속 엄태항 후보가 134표 차이로 당선됐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경남도지사 선거가 전국 최대의 격전지였다. 개표 직후 방송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당선인이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에게 7% 수준 뒤쳐진 것으로 나타나 낙선의 위기를 맞이했지만, 개표가 진행될수록 표 차이가 줄기 시작해 최종 개표 결과에서는 김태호 후보를 9.2%p로 따돌렸다. 이는 광역단체장 선거 중 가장 근소한 득표차다.

또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493표, 0.6%p 차이로 경북 김천의 자유한국당 소속 송언석 후보가 당선됐다.

아슬아슬한 진땀 승부가 이어지기도 했지만 큰 득표차로 여유 있게 당선된 사례도 있다. 광주광역시장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이용섭 후보는 84.1%의 득표율을 올리며 2위인 정의당 나경채 후보를 78%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부산시장 오거돈 당선자와 울산시장 송철호 당선자(출처=공식 홈페이지)
부산시장 오거돈 당선자와 울산시장 송철호 당선자(출처=공식 홈페이지)

여당 압승 탓에 나타난 ‘지역주의 타파’
이번 지방선거에서 또 하나 눈에 띠는 점은 보수성향 지역에 처음으로 진보 세력이 입성한 사례가 많았다는 점이다. 가장 눈에 띠는 지역은 부산과 울산이다. 부산시장과 울산시장 선거에서 각각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거돈 후보와 송철호 후보가 승리했다. 부산과 울산 시장에 민주당 계열에 당적을 둔 후보가 당선된 것은 지방선거가 치러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더구나 부산지역의 기초단체장들도 대거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들이 당선됐다. 부산시 15개 자치구 중 13개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구청장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부산 동래구, 해운대구, 부산진구, 북구, 사상구, 사하구에서는 민주당 계열 구청장이 처음 탄생했다.

경남에서도 거제시장에 처음으로 민주당 계열 소속 후보가 승리를 거뒀으며, 경남 지역 내 18곳의 시장군수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7곳을 차지했다. 비교적 젊은층이 많은 김해시, 양산시 등에서 결과가 두드러졌다.

또한 서울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서초구를 뺀 모든 지역을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차지했다는 점도 의미가 남다르다.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짙은 강남구 역시 처음으로 민주당 계열에 당적을 둔 후보가 당선된 상황이다.

 

박근혜 당선자 프로필(=네이버)
박근혜 당선자 프로필(=네이버)

당선자 박근혜, 박정희 고향도 민주당 차지
아울러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이색 당선자들도 눈길을 끌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끌고 있는 후보는 박근혜다. 부산시 금정구 기초의원 비례대표에 더불어민주당 박근혜 후보가 당선된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올해 29세의 여성으로, 변호사 출신이다. 박근혜와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언론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시장에 더불어민주당 장세용 후보가 당선된 것도 이변에 속한다. 장세용 후보는 40.8%(74,917표)의 득표율로 2위 자유한국당 이양호 후보(71,055표)를 3,862표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구미 지역에서도 시장이 민주당 계열 소속 후보가 당선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경북 구미 지역은 매년 박 전 대통령의 탄신제가 진행되는 등 보수 텃밭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CBS 라디오에 출연한 가족. 왼쪽부터 정세영 후보, 라디오 진행자 정관용, 딸 정민희 후보, 어머니 홍청숙 후보(출처=공식 홈페이지)
CBS 라디오에 출연한 가족. 왼쪽부터 정세영 후보, 라디오 진행자 정관용, 딸 정민희 후보, 어머니 홍청숙 후보(출처=공식 홈페이지)

이와 함께 아버지, 어머니, 딸이 동시에 선거에 나선 사례도 있다. 정의당 충북도당위원장 출신의 정세영 후보는 충북 청주시장에, 그 아내인 같은 당 홍청숙 후보는 충북 청주시의회의원에, 딸인 같은 당 소속 정민희 후보는 서울 비례대표 강남구의회 의원에 출마했다. 하지만 아버지, 어머니, 딸 모두 낙선의 결과를 맞이하고 말았다.

또 전국 최다 입후보자인 무소속 강도석 후보는 이번에 광주시의회의원에 출마했지만 19번째 낙선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고, 1931년 출생으로 올해 86세의 나이로 선거에 나선 최고령 후보자인 무소속 이형철 후보는 울산 울주군수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낙선했다. 이에 반해 1941년 4월 5일 출생인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후보는 충북 단양군 의회 의원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제7회 지방선거의 최고령 당선자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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