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5살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어른을 만나면 인사도 안 하고 없는 사람인 듯 행동해서 난감할 때가 있어요. 또, 누가 질문을 해도 못 들은 것처럼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도 하지 않습니다. 심할 경우 상대방을 무시하는 행동도 합니다. 아이에게 왜 그러냐고 물으면 '부끄러워서'라고 하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아 보여 걱정입니다. 단순히 성장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일인지, 부모로서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지 알고 싶습니다. 

A.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나라 부모님들이 특히 신경을 많이 쓰시는 교육 중 하나가 예절 교육이죠.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어릴 때부터 바른 인성 발달을 위해 예절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십니다. 

만약 아이가 어릴 적부터 수줍음을 타는 기질이라서 새로운 환경이나 사람을 꺼리는 것이라면 성장하면서 조금씩 나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이 점점 심해진다면 행동 억제 (Behavioral Inhibition)일 수도 있으니 잘 살펴봐야 합니다. 

행동 억제 특성은 아이가 두려움, 수줍음 혹은 새롭고 예측하지 못한 환경에서 자신이 하던 행동을 스스로 제약하고 위축돼 소극적으로 행동하며 긴장하게 됩니다. 이런 행동 억제적인 아동은 적대적 문제 행동을 밖으로 표출하지 않지만 연구에 따르면 나중에 사회적 불안함을 주는 가능성 요소와 관계가 있습니다. 

즉, 아이가 사회적 상황에서 대인관계를 형성하거나 학교에서 적응하는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으므로 부모가 적절하게 개입해서 알려주실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의 행동 억제 특성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모의 양육 스타일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불안한 양육과 아이가 느끼는 부모의 거부감, 부모의 과잉보호 혹은 부모의 따뜻한 부족 등이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 

다음과 같이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아이가 자신감을 갖고 불안해하지 않도록 격려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가 독립적이 되도록 격려해 주시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죠. 억지로 하게 하는 부모의 행동 수정은 아이에게 왜곡된 교육을 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자신의 행동을 인지하는 것입니다. 독립성을 격려해 아이가 사회적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게 하는 기반을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 솔루션
부정적인 말로 아이를 강요하기보다는 따뜻한 말로 격려해 주세요. 아이의 잘못된 행동 결과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하려고 했던 노력과 그 과정의 모습을 봐주세요. 예를 들어, 아이가 새로운 어른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어른을 보고 왜 인사를 안 해?”라고 물어보는 대신 “처음 뵈는 분이지. 우리 같이 인사하자.”라고 부드럽게 격려해 주는 것이죠.

아이가 처음인 곳에서 쑥스러워 쭈뼛쭈뼛한다면 “괜찮아. 엄마도 그럴 때 있어. 천천히 구경해보자.”라고 이야기해 자신감을 심어주세요.

사회적 기술은 아이들이 더 나은 또래관계와 인간관계를 즐길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런데 이 기술은 크면서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지속적인 지도와 학습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사회적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배우고 연습하는 과정을 통해 기술이 강화되는 것이죠. 

그러니 아이의 사회성 문제를 발견했을 때 올바른 방법을 일러주세요. 예를 들어, 인사하는 법, 친구와 물건을 나누는 법, 협동하는 법,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법, 다른 사람과 눈을 맞추는 법을 비롯해 일상에서의 매너 등을 알려주시면 아이들은 그 기술을 연습해 다른 사람과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솔루션
시중에 관련 책들이 많이 출간돼 있어요. 특히 어린이 대상의 관련 책을 아이에게 보여주면 구체적인 사회성과 대화 시작 방법 등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영유아의 경우는 쇼셜 스토리도 도움이 됩니다. 이때 아이가 책을 읽는다고 바로 그대로 따라 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아두셔야 합니다. 몇 번이고 읽고 연습하다 보면 아이가 해당 기술을 인지하고 자연스럽게 일상에 적용하게 될 것입니다. 

부모가 직접적으로 아이의 문제에 뛰어들기 전에 아이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합니다. 과잉보호하는 양육은 많은 행동 억제 특성을 지닌 아이들의 부모 특징이기도 합니다. 

아이는 자라면서 탐험하고 자신의 능력을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감을 얻습니다. 하지만 불안감을 갖고 있는 부모는 아이 걱정으로 아이의 발달에 자신이 중심이 되어 그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아이를 지나치게 보호하는 것은 아이로부터 환경을 통제하는 것입니다. 이는 새로운 환경에서 아이의 행동 억제를 증가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 솔루션
아이가 행동하기 전에 먼저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대신 아이가 인지하고 행동하는 시간을 기다려 주세요. 예를 들어, 아이가 새로운 곳에 갔을 때 아이가 중심이 되어 경험하게 두는 것입니다. 아이가 새로운 것을 탐험하거나 경험할 때 혹은 사람을 만날 때도 자연스럽게 부모가 롤 모델이 되셔서 아이가 중심이 되어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주세요.

아이가 무엇을 물어볼 때도 즉각적으로 답을 말해주기보단 '무엇이', '왜', '어떻게'를 사용하셔서 스스로 생각해서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위축돼 있는 아이에게 질문을 통해 다른 사람에 대해 알아보고 연결고리를 형성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삼촌이 ㅇㅇ를 보러 왔구나. 아이 반가워라. 우리 삼촌을 만나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하지?”라고 대화를 이어가는 거예요. 시간이 오래 걸려도 아이가 상황을 스스로 인지하고 적합한 사회적 행동을 찾아서 실행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아이가 행동 억제를 보이고 있나요? 이는 나중에 일어날 사회 불안장애의 징후는 아닙니다. 하지만 아이의 행동이 악화되는지의 여부를 관찰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조기에 부모가 개입에 불안정한 심리를 관리해 줘야 합니다. 부모가 적절히 개입해 자녀에게 올바른 사회적 기술과 자신감을 심어준다면  행동 억제는 줄어들 것입니다. 

글 = 민경미(유아 특수교육 교사)
미국 캔자스 대학 유아 특수교육 석사 졸업했고 캔자스 주 유아특수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캔자스 주 정부와 캔자스 대학 병원의 연구 합작 프로젝트 센터(프로젝트 이글 Project Eagle) 캔자스 주립 학교 선생님으로 재직 중이다. 미국 DEC와 ISJ 학회에서 ‘아이의 실행 기능 높이는 교육법’과 ‘트라우마 아이들을 위한 효과적 자기조절법’등 다수 학회 발표를 했으며, 저서로 <트라우마 있는 우리 아이, 어떻게 훈육할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