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프로야구가 개막한 지 약 2주가 지났다. 비록 코로나19로 개막전 만원 관중을 이루지는 못 했지만 144경기의 긴 여정을 위한 첫 발을 뗐다.

정규시즌이 시작하자마자 여러 야구 전문가들은 올해는 어떤 양상으로 흐를 것인지 각기 전망을 내놓았다. 전문가 뿐만이 아니라 야구시즌을 기다려온 팬들도 나름의 예상을 점치면서 개막을 맞이했다.

▲ 2020 KBO 한국시리즈 우승한 NC 다니오스의 집행검 세리머니 (사진: NC 다이노스 공식 홈페이지)
▲ 2020 KBO 한국시리즈 우승한 NC 다니오스의 집행검 세리머니 (사진: NC 다이노스 공식 홈페이지)

개막하고 2주 정도가 지난 지금, 시즌 결과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기 전이라 아직까지는 시즌 예상을 내놓기 늦지 않았다. 과연 올해 프로야구 판도는 작년에 우승한 NC 다이노스가 다시 한 번 집행검을 들어올릴 것인가? 아니면 돌풍의 핵이 등장해 야구판을 '아사리판'으로 만들어 버릴 것인가? 

일단 가을까지도 야구를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다섯 팀, 그 다섯 팀의 저력은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kt 위즈 : 로하스만 빠졌을 뿐, 전력은 거의 그대로

아직도 kt 위즈가 그저 신생팀, 최약체팀으로 여겨지는가? 무려 kt 위즈는 2020년 정규시즌 2위에 등극한 팀이다.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팀이란 말이다! 더 이상 kt 위즈는 신생팀으로써 상대팀에게 1승을 헌납하는 그런 팀이 아니다.

2020년 KBO MVP는 멜 로하스 주니어였다. 타격 5관왕에 오르며 이견 없는 리그 최고 선수였다. 물론 올해 멜 로하스 주니어가 없다. 2020년을 마지막으로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로 이적했다. 

▲ (사진: kt 위즈 공식 홈페이지)
▲ (사진: kt 위즈 공식 홈페이지)

2017년 멜 로하스 주니어가 kt 위즈에 입성한 이래로 핵심 타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하지만 멜 로하스 주니어만 타격에서 일당백 한 것이 아니다. 유한준, 황재균, 강백호 등이 꾸준하게 활약했고, 올해 투수진에서는 데뷔 해 13승을 올려 역시 이견 없는 신인왕에 등극한 소형준과 kt 위즈 창단 최초 프랜차이즈 토종 선발투수로 평가받는 고영표가 자리하고 있다. 즉, 멜 로하스 주니어만 2021년에 없을 뿐 전력은 거의 그대로다. 

멜 로하스 주니어의 공백이 분명히 kt 위즈에게는 마이너스로 작용하겠지만 kt 위즈가 여름까지만 야구를 하게 하는 결정적 요소로는 작용할 것 같진 않다.

 

LG 트윈스 : 투타조화와 조직력

LG 트윈스 팬들의 염원, 故구본무 회장이 남긴 우승주를 언제 열어볼 수 있을 것인가. 일단 올해도 기회는 주어질 것 같다. 아마 현재 KBO 10개 구단 중 가장 투타의 밸런스가 잘 맞는 팀이 아닐까 싶다.

케이시 켈리는 두 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거둬 존재감을 입증했고, 올해 신입 외국인 투수 앤드류 수아레즈 역시 위협적인 투구로 4월 15일 오후 기준 평균 자책점 0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임찬규, 정찬헌, 마무리 고우석까지 LG의 투수진의 안정감은 분명히 경쟁력 있다. 

▲ 케이시 켈리(가운데), 김현수(오른쪽) (사진: LG 트윈스 공식 홈페이지, 공식 인스타그램)
▲ 케이시 켈리(가운데), 김현수(오른쪽) (사진: LG 트윈스 공식 홈페이지, 공식 인스타그램)

타격력 또한 다른 팀들에 비해 전혀 밀리지 않는다. 먼저 2020년 골든글러부 외야수 수상자 '타격기계' 김현수가 여전한 기량을 펼치고 있으며 잠실구장을 홈으로 38개의 홈런을 2020년에 때려낸 로베르토 라모스의 장타력은 나머지 9개 구단이 상시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LG 트윈스는 오지환, 임찬규, 정찬헌, 유강남, 채은성 등의 프랜차이즈 선수들이 오랜 기간 동안 팀을 떠받치고 있다. 이에 더해 은퇴 후에도 계속해서 LG 트윈스 코치진에서 활동하며 선수들과 교감해온 'LG 트윈스 원클럽맨' 류지현 감독의 지휘가 조직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줬을 것이다.

 

NC 다이노스 : '나의테' 트리오와 풍부한 계투진

2010년 주로 삼성과 두산이 양분했던 KBO 세계를 2020년대 들어 새로운 구단이 왕조를 쓰려한다. 2020년 KBO 우승팀 NC 다이노스는 택진이 형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2년 연속 우승을 노린다.

당장 NC 다이노스가 연속 우승할 것이다고 확신하긴 힘들어도 가을야구는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그 결정적인 요인에는 부정할 수 없는 NC 다이노스의 중심타선으로 눈길이 간다. NC 다이노스의 중심타선을 책임지고 있는 나성범, 양의지, 애런 알테어 '나의테' 트리오는 무려 2020년에 총합 98개의 홈런을 일궈냈다. 만약 이 타격력이 올해도 그대로 유지된다면, NC 다이노스는 가을야구 못 하는 게 이상하다.

▲ 나성범, 애런 알테어, 양의지 (우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 NC 다이노스 공식 홈페이지)
▲ 나성범, 애런 알테어, 양의지 (우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 NC 다이노스 공식 홈페이지)

폭발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타자진들만큼이나 NC 다이노스에는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중간계투진이 즐비하다. 비록 다른 팀들에 비해 선발진의 무게감이 떨어지더라도 임정호, 임창민, 원종현, 문경찬, 최금강, 강윤구, 김진성, 김진호 등이 언제든 필승조로 활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나의테'라는 강력한 창을 가지고 수많은 계투진이 막는 방패를 가지고 NC 다이노스는 올해도 과연 집행검을 득템하고 세리머니 할 수 있을까?

 

SSG 랜더스 : 최강급 공포타선과 국내 선발 로테이션

올해 KBO 돌풍의 핵을 꼽으라면 SSG 랜더스를 선택하겠다. 

SSG 랜더스는 올해 초부터 한국 프로야구계에 가장 뜨거운 팀이었다. SK 와이번스에서 SSG 랜더스로 새로운 역사를 시작했고, 그와 동시 MLB에서 국내로 돌아온 추신수를 영입했다. 이 뜨거움이 아마 가을야구까지 이어질 듯하다.

추신수의 영입으로 SSG 랜더스는 거를 타선이 없는 타자진을 보유하게 됐다. ‘한유섬-추신수-최정-로맥’으로 이어지는 공포 타선을 과연 어느 팀 어느 투수가 덤덤하게 투구할 수 있을까? 더군다나 타자 친화 구장 SSG 랜더스 필드에서 이들의 타격이 물에 오른다면 다득점은 따놓은 당상이다.

▲ 제이미 로맥, 최정, 한유섬, 추신수 (가운데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 SSG 랜더스 공식 블로그)
▲ 제이미 로맥, 최정, 한유섬, 추신수 (가운데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 SSG 랜더스 공식 블로그)

타격력만 SSG 랜더스를 이끄는 것이 아니다. 외국인 투수들이야 사전 정보가 많이 없기에 예측이 어려워도, 그 다음 투수진에서 중요한 것이 국내 선발 투수들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등판 로테이션을 담당해주는 가다. SSG 랜더스에는 이 역할을 할 투수가 문승원, 박종훈 둘이나 있다. 두 선수 모두 2020년 140 이닝 이상 소화하여 이닝 히터 면모를 충분히 보였다. 이 계산대로라면 SSG 랜더스는 최대 4명의 선발투수가 로테이션 담당을 해준다는 것이 되고 보다 안정적인 선수 운영이 가능해진다. 즉, SSG 랜더스의 투타 무게는 상당히 위협적이다.

 

두산 베어스 : 적었던 FA 이탈과 김태형 감독의 지도력

참 기묘한 팀이다. 매년 전문가들이 두산은 가을야구 진출급 팀이 아니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두산 베어스는 가을야구을 넘어 한국시리즈 단골 진출팀이 됐고 어느새 2010년대 후반부를 자신들의 시대로 거의 장식하는 데 성공했다. 

2020 시즌이 끝나고 두산 베어스의 암흑기가 도래하나 싶었다. 왜? 무려 FA 선수가 9명이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오재일, 정수빈, 최주환, 허경민, 김재호, 정수빈 등은 팀의 핵심 전력이었기 때문에 구단과 팬들은 맘 졸여야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팀을 떠난 선수는 오재일과 최주환 뿐이었다. 전력 이탈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였다. 고로 두산 베어스는 2021년을 주축 선수들을 나름 유지한 채로 맞이했다.

▲ 김태형 감독 (오른쪽) (사진: KBO 공식 홈페이지)
▲ 김태형 감독 (오른쪽) (사진: KBO 공식 홈페이지)

물론 직접 그라운드에서 뛰며 승리로 이끈 선수들을 두산 베어스가 강팀으로 도약한 요인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김태형 감독의 지도력도 반드시 동등하게 평가받아야 한다. 

OB와 두산의 역사를 함께한 프랜차이즈 스타로써 감독까지 올라와 2015년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두산 베어스를 한국시리즈에 진출시켰다는 것에서 김태형 감독의 카리스마, 장악력, 지도력을 인정해야 한다. 이 아우라가 가을까지도 지속될 것이며 미라클 두산의 면모도 다시 재현될 거라 예상된다.

 

 

SSG 랜더스는 키움 히어로즈의 자리를 뺏을 수 있을까

대체적으로 작년과 올해의 양상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단 한 가지만 빼고. SSG 랜더스의 활약. 강팀의 면모를 갖출 대로 갖춘 SSG 랜더스기에 올해 KBO 리그에서 가장 주목받을 팀으로 보인다. 과연 SSG 랜더스는 창단 첫 해 첫 가을야구까지 진출해 새 역사를 쓸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SSG 랜더스에게 가을야구 자리를 빼앗길 팀은 키움 히어로즈로 보인다.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타격력이 급감할 것으로 보이고, 구단 고위급 프런트의 각종 사건사고는 한 번 쯤 키움 히어로즈가 바닥을 찍어야만 할 것 같은 당위성을 낳게 한다.

SSG 랜더스는 키움 히어로즈의 온기가 남은 가을야구의 자리를 뺏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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