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WWE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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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으로 2020년 11월 23일 치러졌던 서바이버 시리즈 2020에서 세계 프로레슬링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아이콘이 공식은퇴를 가졌다. 그 아이콘의 이름은 언더테이커. 자신이 WWE에 데뷔한 서바이버 시리즈 1990이 개최된 정확히 30년만의 은퇴였다. 언더테이커는 30년 간의 WWE 소속 프로레슬러 생활을 하는 동안 몸소 프로레슬링의 역사를 써내려갔다. 이제는 링을 떠난 언더테이커를 기리며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보자.

 

데뷔

(사진:  WWE 공식홈페이지)
▲ (사진: WWE 공식홈페이지)

프로레슬링에는 캐릭터가 필요하다. 스포츠의 화법을 빌리지만 극, 엔터테인먼트 등의 요소가 가미된 종목이 프로레슬링이다. 언더테이커는 프로레슬링 역사상 가장 기괴하고 충격적인 기믹(Gimmick)을 가진 선수였다. 장의사 차림을 한 남자가 4각의 링에 들어서서 섬뜩한 분위기를 펼치며 몸을 내던지는 기술을 구사한다니. 가히 충격이었다. 이러한 모습으로 언더테이커는 1990년 11월 22일에 치러진 서바이버 시리즈 1990에서 데뷔했다.

 

아메리칸 배드 애스

▲(사진: WWE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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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테이커에게는 크게 3개의 기믹이 있는데 그 중 2개가 장의사, 사이비 교주다. 장의사와 사이비 교주는 언뜻 분위기가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두 기믹의 교체점을 정확히 기억하는 팬들은 많이 없다. 하지만 세 번 째 기믹인 폭주족을 연상시키는 의상에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하는 아메리칸 배드 애스 언더테이커의 첫 등장은 모든 이들이 기억한다. 2000년 5월 21일 백래쉬에서 컴백하며 선보인 아메리칸 배드 애스 언더테이커의 모습은 새로운 느낌의 충격이었다. 그렇게 언더테이커는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충격을 선사했다.

 

돌아온 언더테이커

▲(사진: WWE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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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버 시리즈 2003에서 언더테이커는 빈스 맥마흔과의 생매장 경기를 치렀다. 그러던 중 각본 상 동생인 케인의 난입으로 언더테이커는 생매장됐다. 다음 해 레슬매니아 20이 다가오기 전까지 언더테이커는 초자연적 현상 발생으로 케인에게 경고하고 돌아올 것을 암시했다. 레슬매니아 20에서 돌아온 언더테이커의 모습은 1990년 프로레슬링계에 충격을 선사했던 장의사의 모습에서 시간의 흐름을 감안해 진화한 분위기였다. 그가 돌아왔음을 알리는 레슬매니아 20에서의 등장장면은 가히 영화를 보는 듯했다.

 

로얄럼블 우승

▲(사진: WWE 공식홈페이지)
▲(사진: WWE 공식홈페이지)

프로레슬러에게 꼭 챔피언에 오르는 것만이 유일한 영광은 아니다. WWE 한정, 영광이 될 수 있는 다른 타이틀이 있다. 그것은 바로 1년에 한 번 개최되는 로얄럼블 우승이다. 규칙이 약간 변한 적은 있었지만, 30명의 프로레슬러가 60초 간격으로 등장해 3단 로프 위로 상대방을 던져 링 밖으로 떨어뜨리고 최후의 1인으로 살아남는 로얄럼블에서 우승하는 것은 챔피언이 되는 것과는 또 다른 영광이다. 언더테이커는 30년동안 발자취를 남기는 동안 로얄럼블 2007에서 우승했다. 우승을 확정짓고 링 중앙에 선 언더테이커의 모습에서 그의 전성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래슬매니아 첫 패배

▲(사진: WWE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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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레슬러 언더테이커를 경력 내내 지탱해주던 기록이 있다. 1년에 한 번 씩 치러지는 WWE의 가장 큰 행사는 레슬매니아, 그 레슬매니아에서의 연승 기록이 그것이다. 레슬매니아 7에서부터 연승행진을 달린 언더테이커의 레슬매니아 출전 자체는 언더테이커의 승패여부를 예상하는 것이 아닌 누가 언더테이커에게 질 것인가를 예상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그 예상이 레슬매니아 30에서 깨졌다. 브록 레스너가 언더테이커를 꺾고 언더테이커에게 레슬매니아에서의 최초 패배를 안겼다. 링 아나운서가 승자를 브록레스너로 확정 발표한 순간 레슬매니아 30이 개최된 메르세데스-슈퍼돔 안 관객들, 전 세계 프로레슬링 팬들 정적 그리고 충격에 빠졌다.

 

은퇴

▲ (사진: WWE 공식 홈페이지)
▲ (사진: WWE 공식 홈페이지)

서바이버 시리즈 2020에서 공식 은퇴식을 가지기 전 언더테이커는 간접적으로 여러번 은퇴를 시사하고 표현했다. 레슬매니아 33에서 로만 레인즈에게 패배한 후 은퇴를 비유하는 행동인 글러브를 비롯해 자켓, 모자를 링 중앙에 두었다. 이후 인터뷰에서도 언더테이커는 더 이상의 풀-타임 활동은 힘들다고 시사했다. WWE의 중동 진출 PPV 대회에 단발성으로 참여하긴 했지만 예전과 같은 모습은 아니었다. 팬들은 이미 언더테이커의 공식 은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었다. 그렇게 언더테이커는 자신이 WWE에 데뷔한지 정확히 30년이 되는 서바이버 시리즈 2020에서 이제는 언더테이커를 잠들게 할 시간이라고 말하며 링을 영영 떠났다.

프로레슬링 단체의 이름을 몰라도 프로레슬러 이름을 기억하는 대중들은 많다. 이는 곧 그 프로레슬러는 단순 프로레슬러가 아닌 시대를 장식하는문화 아이콘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러한 존재 중 한 명이 언더테이커다. 링에서는 잠들어버린 언더테이커를 굳이 우리 마음 속에서까지 잠들게 하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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